CT·MRI 검사 수가 낮추고 지역·필수의료 보상 높인다(종합)

기사등록 2026/06/17 17:18:44

최종수정 2026/06/17 18:22:26

복지부, '건강보험 수가구조 혁신 공청회' 개최

검체·CT·MRI 검사 수가 150%↓…2조원 이상 절감

중증·응급 수가 상향…진찰료 인상·심층 진료 전환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6.06.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6.06.1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정부가 혈액 검사 및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검사의 건강보험 수가를 낮춰 2조원 이상 재원을 확보하고, 응급·중증 분야 등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대폭 높인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수가 조정 개편 시기를 기존에 5~7년으로 유지해왔으나, 현장의 애로사항 반영이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2년으로 단축했다.

우선 의료기관의 비용 대비 수익에 근거해 혈액검사 등 검체 검사와 CT·MRI 검사의 과다한 지출을 대폭 조정한다.

2023년 회계기준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분석한 비용 대비 수익자료에 따르면 검체 검사 비용 대비 수익은 평균 약 190%, CT·MRI 검사는 평균 약 200%로 조사됐다. 비용 대비 수익 190%는 투입비용이 100원일 때 수익이 190원으로 과다하게 보상됐다는 의미다. 반면 진찰은 70.7%, 입원은 57.3%로 저보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CT검사의 연간 촬영 건수도 2020년 1105만건에서 2024년 1474만건 4년 사이에 33.3%가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촬영 건수도 우리나라는 333.5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7.9건보다 두 배 가량 높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기준 병원급 이상의 평균 초과 실시된 혈액검사도 연간 211만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1단계로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초과하는 검체 및 CT·MRI 검사 수가를 150%까지 낮춘다. 2년 뒤인 2028년까지는 110% 수준까지 낮추는 등 비용 대비 수익을 추가로 분석해 균형 수가로 조정할 예정이다. 검체 검사의 경우 위탁관리료(약 2400억원)를 폐지해 위수탁제도를 개편한다. 이번 1단계 조정으로 연간 약 2조원 이상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수가 조정이 검사 질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품질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검체 검사는 자체 검사와 위수탁 검사를 분리한 보상 체계를 만들고, 영상 검사는 특수장비 등급화 및 보상 연계 등 하반기에 품질별 관리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2023년 회계연도 의료 비용 분석에 따른 검사 및 진찰 등 비용 대비 수익.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2023년 회계연도 의료 비용 분석에 따른 검사 및 진찰 등 비용 대비 수익.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이 같은 검사 수가 조정으로 절감한 재원을 포함해 지역과 중증, 응급, 소아·모자의료 등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역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 등 지역 우대 수가 원칙을 확립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인구감소지역인 84개 시군구는 입원 및 진찰료를 가산한다.

중증, 응급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도 상향한다. 중증 수술과 마취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같은 수술이라도 응급상황일 경우 더 많이 보상이 이뤄지도록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를 살리는 최종 치료 역량을 높인다.

소아 및 모자의료체계를 강화한다. 성인과 다른 소아의료 차이를 건강보험 수가에 반영해 일차진료부터 중증소아 수술·처치 등 보상 수준을 높인다.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에 대한 치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모자의료센터 기능 개편과 연계해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한다. 제왕절개 고위험 분만 가산도 신설한다.

특히 의원급 초진을 중심으로 20여년간 동결된 진찰료 수준을 인상하고 심층 상담 및 진찰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현재 3분 내외의 단시간 진료에서 충분한 진료와 상담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1인당 외래이용은 15.7회로 OECD 평균 5.9회보다 많으나, 진료 시간은 4.3분으로 OECD 평균 16.4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환자의 치료 후 회복기 재활과 퇴원 이후 재택치료까지 연계되는 재활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재활치료 영역도 보상을 강화한다.
[세종=뉴시스]검체 검사 및 CT 검사량.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검체 검사 및 CT 검사량.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발표자로 나선 유정민 보험급여과장은 "현재의 수가 구조가 의료 현장 의욕을 떨어뜨리고 위험도와 난이도가 높은 필수진료 분야를 기피하게 해 지역·필수의료 위기를 초래했다고 본다"며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수가 구조 혁신은 중요한 문제로, 과감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의료계 및 소비자단체 등 관계자들은 수가 조정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개편 추진을 촉구했다.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은 "상대적인 보상 체계가 현재의 지역·필수의료 공백 사태를 만드는 큰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총 보상의 정도가 절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다고 본다"며 "개편 방향엔 동의하나, 전체적인 보상체계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환산지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이사는 "가까운 곳에 병원이 없어서 못가는 지역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 있지만, 촘촘하게 논의돼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건강보험료 증가뿐만 아니라 국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공청회 내용을 반영해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건강보험 수가 혁신으로 환자들은 의료진과 충분하게 소통하며 어디서든 제때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의료인들은 자긍심을 갖고 지역 의료현장과 필수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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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MRI 검사 수가 낮추고 지역·필수의료 보상 높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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