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도를 그릴 때, 우리는 미래를 예측해야"…K-공간정보 생존법

기사등록 2026/06/18 06:01:00

최종수정 2026/06/18 06:28:24

[인터뷰] 이봉준 씨엠월드 대표 "구글 지도 반출은 위기이자 기회"

"공간정보 업계, 데이터 구축 넘어 지도 분석·활용 서비스로 확장해야"

"기술 검증할 환경 필요…단순 참여 아닌 공동 R&D·기술 투자 중요"

[서울=뉴시스] 이봉준 씨엠월드 대표가 서울 금천구 씨엠월드 본사에서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씨엠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봉준 씨엠월드 대표가 서울 금천구 씨엠월드 본사에서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씨엠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구글 지도 반출을 계기로 국내 공간정보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지도를 그리고 갱신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난 대응, 수자원 관리, 디지털트윈 등 지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실제 데이터로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예측 가능한 활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봉준 씨엠월드 대표는 최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구글 지도 반출은)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단순 가공 업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씨엠월드는 자체 2D·3D 지리정보시스템(GIS) 엔진을 보유한 기업이다.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자원, 재난안전,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홍수 시뮬레이션 개발에도 참여했다.

이 대표는 공간정보 기업 상당수가 공공 발주 사업에 의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민간 시장에서 지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구글 지도와의 공존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해외 서비스 상당수가 구글 지도 위에서 운영된다"고 짚었다. 이어 "구글 지도를 기본 인프라로 쓰고, 그 위에 국내 기업이 가진 침수 예측이나 대피 경로 분석 기능을 붙이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글 지도 반출 이후, '지도 제작' 아닌 '서비스' 경쟁으로"

[서울=뉴시스] 팀네이버가 구축한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KSA 디지털 트윈 시스템' 내 홍수 시뮬레이션. 물관리 통합 플랫폼 구축 경험이 있는 씨엠월드가 협력사로 참여했다. (영상=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팀네이버가 구축한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KSA 디지털 트윈 시스템' 내 홍수 시뮬레이션. 물관리 통합 플랫폼 구축 경험이 있는 씨엠월드가 협력사로 참여했다. (영상=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공간정보 업계는 그동안 공공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데이터의 특성 때문이다. 지도와 3D 공간정보는 도로와 건물뿐 아니라 지하시설물, 보안시설 등 민감한 정보와 맞물려 있다. 민간 기업이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구조다.

현재 미개방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공간정보 안심구역' 제도가 있다. 하지만 기업이 실제 데이터를 자유롭게 가져가 시험하긴 어렵다. 신청과 심사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이 대표는 "민간 서비스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지도 데이터와 결합하면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도권이다. 국내 기업이 만든 재난 대응 서비스라도 기본 지도와 분석 도구가 모두 해외 플랫폼에 묶이면 보조 역할에 머물 수 있다. 이 대표는 "정밀 지도가 나간다고 산업이 종속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더 큰 문제는 기술과 서비스 유통 구조가 한쪽 생태계에 모두 묶이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데이터 활용 길 열고 시험대 줘야 국내 기업도 큰다"

정부도 구글 지도 반출 결정에 따른 국내 업계의 충격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반출 허가와 함께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 공간 인공지능(Geo AI) 기술 개발 지원 등을 담은 육성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정부 지원이 실제 데이터 활용과 실증 기회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국가가 인정한 기술은 지자체 데이터 제공과 실증 참여를 제도적으로 도와야 한다"며 "지도 반출도 무조건 막거나 여는 게 아니라 예측 가능한 규칙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군사시설이나 지하시설물처럼 민감한 정보는 공개 범위와 검수 절차를 달리하자는 취지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술 투자 구조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을 일부 업무에만 참여시키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국내 기업이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숙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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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지도를 그릴 때, 우리는 미래를 예측해야"…K-공간정보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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