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RIIZE), 말의 지연을 넘어 몸의 실존으로…"무대 위엔 거울 대신 브리즈"

기사등록 2026/06/15 09:00:00

오늘 두 번째 미니앨범 '투(II)' 발매…타이틀곡 '두 유어 댄스'

[서울=뉴시스] 라이즈.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라이즈.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3월 21개 도시를 유랑하며 42만 명의 함성을 품고 귀환한 젊은 항해사들은 이타카의 해안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안도감은 흔히 다음 걸음을 지연시키지만, 청춘의 물리 법칙은 다르다. 정점이라는 '스칼라(scalar)'에 도달한 이들이 새롭게 선택한 '벡터(vector)'는 다름 아닌 자신의 몸을 철저히 긍정하는 춤, '두 유어 댄스(Do your dance)'다.

말은 언제나 행동의 뒤통수를 보며 걷는다. 라이즈(RIIZE)가 15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두 번째 미니앨범 '투(II)'는 치열한 고민이라는 내면의 정념을, 주저 없는 행동이라는 육화(肉化)로 번역해 낸 결과물이다.

앤톤이 이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새 앨범을 두고 "'투'는 움직임"이라며 "고민보다 행동으로 움직이는 라이즈"라고 명명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데뷔 앨범이 존재의 증명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실존의 감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타이틀 곡 '두 유어 댄스(Do your dance)'는 힙합 비트와 디스토션 808 베이스가 뼈대를 이루는 업템포 댄스 곡이지만, 이들은 오히려 코러스 구간에서 안무의 힘을 덜어낸다. 원빈의 말처럼 "숨을 죽이고 여유롭게 발을 땅에 붙이는" 이 퍼포먼스는 묘한 미학적 아이러니를 발생시킨다. 진정한 확신은 힘을 주어 과시할 때가 아니라, 무심하게 힘을 투사할 때 비로소 발현되는 법이다.

긁혀도 상처 입지 않는 청춘의 무결함("긁어도 기스 안 나 마이 유스(My youth)")과 차트를 부수겠다는 서늘한 선언("브레이크 차츠, 브레이크 하츠(Break charts, break hearts)")은 이 '힘을 뺀 여유' 속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단단해진다. 후렴 직전 비트에 맞춰 고개만 돌리는 성찬의 킬링 파트나, 작두를 타는 듯한 쇼타로의 댄스 브레이크는 무대 위에서 발생할 압도적인 시각적 타격감을 예고한다.

지난 8개월간 지구를 한 바퀴 돌며 획득한 '부유(富有)한' 경험은 앨범의 곳곳에 정교하게 스며들었다. 첫 월드투어를 거치며 멤버들은 단순히 무대 위의 퍼포머를 넘어, 자신들의 서사를 직접 세공하는 주체로 성장했다. 쇼타로의 발목 부상 투혼 속에서도 안무를 맞추고, 앤톤이 밤을 새워가며 트랙 메이킹에 참여한 비하인드는 이들이 타인의 언어가 아닌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음을 증명한다.
[서울=뉴시스] 라이즈.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라이즈.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은석이 '다채로운 색깔의 크레파스'라 칭한 6개의 수록곡 역시 이들의 확장된 세계를 보여준다. 기승전결이 확실해 대중의 귓가에 안착할 '라이크 어 밤(Like a Bomb)', 페스티벌과 콘서트의 거대한 스피커를 상상하게 만드는 '디-디-던(D-D-Done)'과 '오버드라이브(Overdrive)' 등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감각을 뜨거운 잔향으로 남긴다.

라이즈에게 자신감의 기원을 묻는 질문은, 결국 이들의 실존적 근거를 묻는 것과 같다. 그 대답은 철저히 물성적이고 관계적이다. 쇼타로와 은석이 꼽은 '연습량', 소희가 응시하는 '거울'은 스스로를 직시하며 깎아내는 맹렬한 고독의 시간이다. 반면 성찬과 원빈이 말한 '팬들(브리즈(BRIIZE))의 반응', 앤톤이 곁을 내어준 '멤버들의 존재'는 타자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나의 윤곽이다. "무대 위에는 거울 대신 브리즈가 있다"는 소희의 시선은, 아이돌이라는 존재가 타인의 사랑 속에서 가장 눈부시게 공명하는 항성임을 시사한다.

"어떤 말보다 그냥 빨리 무대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원빈의 투박한 진심은 그래서 어떤 화려한 수사보다 시적이다.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고, 진짜 제대로 보여줄게"라는 성찬의 포부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분야에서든 완벽한 프로가 아니어도 그 어려움마저 즐겨내는 마음('라이크 어 프로(Like a pro)')이 바로 청춘이다. 곡마다 담긴 의미를 너무 해석하려 하지 말고 그저 즐겨달라는 소희의 부탁처럼, 라이즈의 두 번째 출항은 무거운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무대는 그들의 언어이자, 변명 없는 몸의 증명이다. 새로운 계절, 이 뜨거운 청춘들은 다시 닻을 올렸다. 이제 우리는 그들이 남기는 궤적을 좇으며, 그저 춤을 즐기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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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RIIZE), 말의 지연을 넘어 몸의 실존으로…"무대 위엔 거울 대신 브리즈"

기사등록 2026/06/15 09: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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