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업무상 질병, 직접 사인 아니어도 사망 기여했다면 산재"

기사등록 2026/06/14 09:00:00

채석장 근로자, 진폐증 진단 후 폐렴으로 사망

공단 "사망, 진폐와 무관"…장례비 지급 거부

法 "진폐와 사망 사이 상당 인과관계 인정돼"

[서울=뉴시스] 채석장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 진폐증 진단을 받은 근로자가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 진폐증이 직접 사인은 아니더라도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채석장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 진폐증 진단을 받은 근로자가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 진폐증이 직접 사인은 아니더라도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채석장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 진폐증 진단을 받은 근로자가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 진폐증이 직접 사인은 아니더라도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진폐증으로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채석장 등에서 장기간 분진작업에 종사해온 A씨는 2007년 진폐 진단을 받았다.

2010년 장해등급 13급 16호 판정을 받은 뒤로도 진폐성 섬유화와 폐기종 등이 악화됐고,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폐렴 등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다.

A씨는 2023년 9월말 호흡곤란 증상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뒤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적인 사인이 '상세불명의 폐렴'으로 기재됐다.

이후 유족 B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진폐유족연금과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지급을 거부했다. 호흡곤란 악화, 저산소증, 트로포닌T 상승 등을 근거로 A씨가 진폐와 무관하게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B씨는 부지급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분진작업 종사자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선 진폐 및 합병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하며, 이 인과관계는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업무상 질병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 아니더라도 기존 질환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에 이르렀거나 기존 질환을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업무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망 직전 중등도 이상의 만성 진행성 진폐증 상태였고 진폐증과 합병증으로 이미 폐기능이 저하돼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기저질환이 폐렴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폐렴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악화와 호흡부전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진폐증 및 합병증이 폐렴 발병과 급격한 악화에 실질적으로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A씨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과 사망 간에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부지급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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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업무상 질병, 직접 사인 아니어도 사망 기여했다면 산재"

기사등록 2026/06/14 09: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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