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다 '뚝'…"첫 골절 후 치료가 운명 가른다"[인터뷰]

기사등록 2026/06/14 08:01:00

최종수정 2026/06/14 08:26:23

뼈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 골절'…70대 이상서 흔해

고령자, 한 번 부러지면 또 골절…삶의 질, 치매 수준

문봉주 교수 "골형성 촉진제로 재골절 막는 게 핵심"

[서울=뉴시스] 문봉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6.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봉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6.6.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면 우선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해서 재골절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봉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령 환자는 가볍게 넘어지거나 의자에 앉으려다 중심을 잃는 정도의 충격에도 골절을 경험한다"며 "위험성을 고려할 때 재골절 예방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골다공증 골절은 뼈 강도가 약해진 상태에서 가벼운 충격만으로 뼈가 부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골절이 발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뼈 속 칼슘이 줄고, 뼈를 이루는 구조도 약해진다. 속이 꽉 찬 상자처럼 단단해야 하는 척추뼈가 골다공증 발병 후엔 마치 빈 상자와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문 교수는 "물건을 들다 허리를 삐끗한 뒤 골절되거나, 욕실에서 가볍게 넘어지거나 식탁 의자에 앉으려다 중심을 잃은 뒤 골절로 이어지는 사례도 흔하다"며 "고령인구가 늘면서 과거보다 골다공증 골절 환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70대 이상의 골다공증 골절이 많다고 문 교수는 설명했다. 50대 중·후반에 통상 시작되는 폐경 이후 10년 이상 적절한 치료 없이 지내다 보면 65세 이후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골다공증이 진행된 경우가 있다.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임박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초고위험군 지표도 있다. 문 교수는 "여성은 조기 폐경 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다. 폐경이 늦을수록 골 소실을 지연할 수 있지만, 이른 나이에 폐경 시 일찍부터 골 소실이 진행된다. 비교적 이른 나이(5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한 경우라면 골밀도 검사를 조기에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한 경우,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한 환자도 위험군"이라며 "65세 이상은 골밀도 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검사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정의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최근 1~2년 이내 척추 골절 등 주요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한 환자 ▲골밀도 검사에서 T점수(T-score)가 -3.0 미만으로 낮은 환자 ▲이전 골다공증 골절 경험이 있으면서 T-score가 -2.5 이하인 환자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약제를 다량 복용하는 환자 ▲다발성 골절이 발생한 환자 등이 있다.

골다공증 골절, 치매 수준으로 삶의 질 떨어뜨린다

한 번 발생한 골다공증 골절은 삶의 질에 위협적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경험한 후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며 저하 수준은 치매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척추는 골다공증 골절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위로, 첫 골절 이후 재골절의 72%가 척추에서 발생한다.
 
문 교수는 "골다공증 척추 골절은 고관절 골절과 마찬가지로 보행 능력과 일상 기능을 저하시킨다"며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10~20%에 이를 정도이고, 척추 골절은 상대적으로 사망률은 낮으나 환자가 스스로 돌아눕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길어지면 3개월까지 통증이 이어지고, 누워 지내는 동안 전신 상태는 점점 악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환자가 한 달 가까이 와상생활을 하면 근육이 빠르게 감소하는 데다 혈액 순환이 잘 안돼, 혈전이 생기는 등 합병증 위험이 크다"며 "형성된 혈전이 이동할 경우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골절 후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워지고, 가족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마취와 출혈·회복 과정에서 혈압 변동이 나타날 수 있는 수술도 고령엔 부담이 될 수 있다. 뇌출혈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첫 골다공증 골절 후 골형성 촉진제로 재골절 막아야"

이로 인해 첫 골다공증 골절 환자가 받는 치료의 중요성이 커진다. 한 번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재골절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지고, 반복 골절로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문 교수는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면 우선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해서 재골절을 막는 게 중요하다"며 "골다공증 골절이 확인되고, 골밀도 검사상 T-score -2.5 이하로 골다공증이 진단된 환자라면 무엇보다 재골절을 막아야 한다. 국제 가이드라인에선 이러한 환자군에 골형성 촉진제를 1차 약제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엔 새로운 뼈를 만들어주는 골형성 촉진제가 1차 표준치료로 권고된다.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의 대부분이 뼈가 파괴되는 것을 막는 골흡수 억제제인 반면, 골형성 촉진제는 뼈를 새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골형성 촉진제 중 새로운 뼈의 생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낡은 뼈의 파괴를 억제하는 즉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촉진'이 동시 가능한 이중작용 기전의 월 1회 피하주사제(로모소주맙·이베니티)도 나왔다. 임상연구 결과 로모소주맙은 우수한 골절 위험 감소와 신속한 뼈 생성 효과를 나타냈다.

그는 "과거에는 골절 치료 시 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을 많이 했는데, 시멘트는 이물질이어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멘트 주입 치료보다 주사제를 활용해 골다공증 자체를 치료하는 접근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낸다는 보고도 늘고 있다. 골절의 근본 원인인 골다공증 자체를 치료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골형성 촉진제 중 최근 도입된 치료제(로모소주맙)는 뼈 형성 촉진과 뼈 흡수 억제를 동시에 작용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반면, 부갑상선 호르몬 기반 주사제는 범위가 좁은 편"이라며 "최근 도입된 약제가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환자들은 치료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골형성 촉진제를 3~6개월 사용 시 통증이 감소하고 척추뼈의 추가 압박이 줄어드는 사례가 나타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증 골다공증과 반복 골절로 들것에 실려 내원했던 한 80세 환자는 6개월 후 지팡이를 짚고 보행 기능해졌다.

다만 복잡한 보험급여기준은 이 약 사용과 치료를 어렵게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급여 적용을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이 많다"며 "일정 기간 골다공증 치료를 받았음에도 추가 골절이 반복 발생해야 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갖춰야 한다. 이로 인해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는 치료를 실제 환자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에 '낙상 방지, 햇빛, 골밀도 검사' 강조

문 교수는 고령 환자에게 '낙상 방지, 햇빛, 골밀도 검사'를 강조해 권고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낙상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고령 환자는 욕실에서 낙상 빈도가 높아 미끄럼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또 부딪히거나 가볍게 넘어지면서 골절 발생하므로 계단을 내려갈 때나 빙판길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으로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D를 통해 칼슘을 흡수하고 대사가 이뤄지므로 햇빛이 부족하면 칼슘을 별도로 보충해야 한다"며 "골밀도 검사는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조기에 관리하면 가볍게 넘어지더라도 골절로 이어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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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다 '뚝'…"첫 골절 후 치료가 운명 가른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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