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오나 했더니 원점"…호르무즈 재봉쇄에 해운업계 '한숨'

기사등록 2026/06/12 05:00:00

최종수정 2026/06/12 05:52:24

통항 재개 기대감 나오기도 했지만 재봉쇄에 한숨

한국 국적 선박 24척 남았지만 뾰족한 수 없어

미·이란 군사 작전 재개로 고립 선박 안전 우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2026.06.1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2026.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한국 선박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며 통항 재개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란이 해협을 재폐쇄하면서 상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통행료 지급과 우회 운항 모두 현실적 한계가 뚜렷해 해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 합동군사령부는 전날 미국의 추가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측은 원유운반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고,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는 발포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상선 통항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란의 발표를 반박했지만, 선사 입장에서는 운항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남은 한국 관련 선박은 24척이다. 외국 선박에 승선한 인원을 포함해 현지에 남은 한국인 선원은 모두 139명이다.

지난달 20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에 이어 지난 10일 한국 선사가 운항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해운업계에선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란이 다시 해협을 폐쇄하면서 언제 다시 통항이 재개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란이 봉쇄를 해제하더라도, 정부가 이란에 통행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통행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을 통과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할 경우 이란 측의 통행료 부과를 사실상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을 내더라도 안전한 통항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란은 지난 8일 조건부 개방 방침을 밝혔지만 이틀 만에 다시 전면 폐쇄를 선언했다. 통행료를 지급하고 통항 허가를 받더라도 군사적 충돌이 재개되면 운항 계획이 다시 틀어질 수 있다.

향후 물량을 우회하더라도 운송량 감소와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계속 대기한다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봉쇄 이후 세 달 이상 선박에 갇혀 있는 선원들이 피로가 극에 달했으며, 선박을 운항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유지비·보험료 등을 계속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운업체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료는 전쟁 이후 크게 뛰었다. 해운 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전쟁 위험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0.25% 수준에서 최대 3%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가치가 2억달러라면 보험료만 최대 6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 통항 허가를 기다리는 기간까지 길어지면 선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협 바깥에 있는 선박이나 향후 운송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중동 항로를 재편하고 있다. 일부 외국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대신 먼 항만을 이용하고, 이후 육상과 철도로 화물을 운송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원유와 LNG는 대체 수송로를 확보하기가 더욱 어렵다. 특히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출발하는 LNG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시장으로 내보낼 수 있는 대체 항로가 사실상 없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부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통항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란이 해협을 폐쇄하면서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비용 부담과 운항 계획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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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오나 했더니 원점"…호르무즈 재봉쇄에 해운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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