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심화되는 '반도체 편중'…잠재적 리스크 요인될까

기사등록 2026/06/15 06:00:00

최종수정 2026/06/15 06:04:25

반도체, 컴퓨터 등 IT 수출 전품목 수출 상승세

자동차·일반기계 등 전통 제조업 수출은 고전中

증권가 "반도체수요 둔화시 韓수출·성장 위험"

[인천=뉴시스] 김근수 기자 =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2025.02.01. ks@newsis.com
[인천=뉴시스] 김근수 기자 =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2025.02.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힙입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황을 지속하고 있지만 자동차, 일반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K자형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출 구조의 편중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반도체 경기가 양호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수출 지표도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만 제조업에서의 수출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경기 둔화 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15일 산업부가 공개한 2026년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372억 달러를 올렸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메모리 고정 가격 상승에 힙입어 3개월 연속 수출 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컴퓨터 수출은 41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9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컴퓨터의 경우 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무선통신기기도 신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대비 12.6% 증가한 14억6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고 디스플레이 수출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9.4% 늘어난 14억7000만 달러를 올리는 등 IT 전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IT 품목 수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서버·데이터센터·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살아나면서 IT 산업 전반에 연쇄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AI 서버의 경우 일반 서버보다 더 많은 고성능 메모리와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5(DDR)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고 반도체 수출이 늘어났다.

컴퓨터와 SSD 수출 증가도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막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SSD가 탑재된 컴퓨터 수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해까지 교체 수요 둔화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의 경우 온디바이스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늘고 있고 고사양 메모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도 늘어났다.
[서울=뉴시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53.2% 증가한 877억5000만 달러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 169.4% 증가한 37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53.2% 증가한 877억5000만 달러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 169.4% 증가한 37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결국 최근 IT 수출 증가는 ▲AI서버 투자 확대 ▲메모리 가격 반등 ▲고성능 SSD 수요 증가 ▲AI 스마트폰 교체 수요 ▲OLED 중심 프리미엄 시장 확대 등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반면 자동차, 일반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수출은 1월 61억 달러(+22%), 2월 48억 달러(-21%), 3월 64억 달러(+2%), 4월 62억 달러(-6%), 5월 58억 달러(-6%) 등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류차질, 미 관세에 따른 현지생산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자동차 부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월 16억 달러(+4.0%), 2월 15억 달러(-22.4%), 3월 18억 달러(-2.3%), 4월 19억 달러(-0.6%) 5월 16억 달러(-2.5%) 등 5월 누계 84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일반기계는 올해 1분기 전년대비 5% 감소한 36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2.6%, 6.3% 하락한 42억 달러, 38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 경쟁국의 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가중, 관세 등의 여파로 가전 수출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수출 양극화 현상을 우리나라 수출의 잠재 리스크로 규정했다.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을 경우 업황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이 흔들릴 수 있고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월 기준으로 42.3%까지 상승했다"며 "지난해 말 29.9%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수출의 반도체 편중 현상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가 양호할 경우 전체 수출 실적과 성장 전망에 기대가 강화될 수 있지만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경우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구조의 편중은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도체와 IT 산업에 집중된 성장세가 아직 다른 산업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철강과 일반기계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는데 이는 AI 투자 사이클 수혜 여부에 따라 산업, 기업간 실적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경기도 안산시 반월·시화산단 내 소재한 반도체 패키징 소재(PCB 기판) 생산 기업인 대덕전자를 방문하여 관계자로부터 회사 운영현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석유화학 품목의 생산·수급 상황을 점검하였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4.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경기도 안산시 반월·시화산단 내 소재한 반도체 패키징 소재(PCB 기판) 생산 기업인 대덕전자를 방문하여 관계자로부터 회사 운영현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석유화학 품목의 생산·수급 상황을 점검하였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4.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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