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잃고 빚만 남았는데"…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지급 거부한 이유

기사등록 2026/06/11 00:04:00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세은 인턴 기자 = 미성년 자녀의 사망보험 가입 시 친권자 서명만으로는 부족하며,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으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법조계 조언이 나왔다.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들을 잃은 뒤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어머니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남편과 사별한 뒤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홀로 아들을 키워온 A씨는 늘 아들의 안전을 걱정해왔다. 이에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상해보험과 사망보험이 함께 보장되는 상품에 가입했고, 설계사는 계약서의 법정대리인란에 A씨 이름만 적으면 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던 중 열다섯 살이던 아들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귀가하다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아들은 중증 뇌손상으로 석 달간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고, A씨에게는 치료비와 빚만 남았다.

장례 후 보험금을 청구한 A씨는 보험회사로부터 피보험자인 아들 본인의 서면 동의가 없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친권자로서 직접 서명했다고 이야기했지만, 보험회사는 미성년 자녀의 사망보험은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해 별도의 특별대리인을 선임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우진서 변호사는 상해보험은 자녀의 복리를 위한 성격이 강해 법정대리인의 서명만으로 가입이 가능하지만, 사망보험은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법 제731조 제1항을 법적 근거로 들었다. 이 조항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그 타인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정한 강행 규정이다.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은 보험사고, 즉 자녀의 사망이 발생할 경우 친권자인 부모에게 보험금이라는 금전적 이익으로 돌아간다. 반면 정작 사망한 자녀 본인에게는 어떠한 형태로도 이익이 발생할 수 없다.

이에 우 변호사는 위와 같은 구조로 인해 친권자와 자녀 사이에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게 돼 이 경우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해상반행위가 발생하면 미성년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 법원에 특별대리인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법원은 해당 행위가 실제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는지, 후보자가 미성년자의 이익만을 위해 조력할 수 있는 중립적 인물인지를 심사하며, 제3자가 선임될 경우 변호사가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상 서면 동의 규정은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특별대리인 없이 친권자 서명만으로 체결된 미성년 자녀의 사망보험 계약은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구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보험설계사나 대리점이 계약 체결 당시 '타인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 '이를 위반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점', '법정대리인 서명만으로는 부족하며 특별대리인 선임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충분히 설명했는 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보험회사나 설계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보험설계사가 "당시 다 설명했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계약서의 본인란과 친권자란이 구분된 서명란에 관련 설명이 실제로 이뤄졌는 지를 확인하고 이후 보험 회사로부터 특별대리인 선임 등 추가 서류를 요청 받은 적이 있는지도 살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아들 잃고 빚만 남았는데"…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지급 거부한 이유

기사등록 2026/06/11 00:04: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