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윤명숙, 박승숙 '명랑한 독립' (사진=김영사 제공)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09/NISI20260609_0002156708_web.jpg?rnd=20260609161851)
[서울=뉴시스] 윤명숙, 박승숙 '명랑한 독립' (사진=김영사 제공)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원래 내 꿈은 화가였다."(4쪽)
저자 윤명숙은 그림 대신 글을 쓰게 됐다. 딸 박승숙과 함께 에세이 '명랑한 독립'(김영사)을 출간했다.
신간은 윤명숙이 '조선일보'에 실었던 칼럼 '윤명숙의 시니어하우스 일기' 10편에서 시작됐다. 제목처럼 시니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사람의 구체적인 생활 이야기이자, 한 여성의 홀로서기에 관한 기록이다.
1958년 홍익대 미술학부에 입학한 윤명숙은 화가의 꿈을 품었지만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 화가 박서보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67세에 단편소설 '오렌지의 기억'으로 등단했다. 83세에는 첫 책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을 출간했다.
그러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고, 윤명숙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간절함에 의지를 담아 시니어하우스 입소를 결심했지만, 생각과 달리 어려운 일이었다. 거듭 연령 제한에 좌절을 겪었다. 마침내 85세까지 입소할 수 있는 350세대 규모의 시니어하우스에 턱걸이로 입주하게 된다.
인생의 새로운 막을 시작한 윤명숙은 자신이 선택한 환경과 이웃에 적응해야 했다. 일종의 과제였다. 건물 구조를 외우는 일, 식당에서 삼시세끼 함께 밥을 먹을 짝꿍을 사귀는 일 등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청력이나 기억력은 예전 같지 않고, 어느 날엔 자녀들이 다른 요양원으로 데려가 짝꿍과 이별한다. 회의감이 들 법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 해도 어차피 남은 시간, 열심히 좌충우돌하면서 배워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마침 최적의 무대가 여기 펼쳐져 있으니."(188쪽)
윤명숙은 휴대전화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글쓰기 모임에도 꾸준히 나간다. 그는 시니어하우스에 뿌리 내린 채 인생이라는 나만의 무대의 주연이 됐다.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상상하는 재료가 되기를, 또 누군가에게는 이미 지나온 시간을 다르게 바라보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조심스럽게 소망해 본다."(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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