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들 수 없는 것"…구본창×8인 사진작가 '진동하는 사물들'

기사등록 2026/06/09 15:09:55

최종수정 2026/06/09 15:22:34

국제갤러리 첫 사진 기획전 9일 개막

오래 보는 관찰력으로 읽어낸 사물의 서사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개막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은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인다. 작품은 정희승 작품.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개막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은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인다. 작품은 정희승 작품. 2026.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AI가 몇 초 만에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대다. 그러나 사진가들은 여전히 사물을 오래 바라본다. 텅 빈 상자와 시든 꽃, 돌멩이와 종이봉투를 응시하며 그 안에 남겨진 시간과 기억, 존재의 흔적을 읽어낸다.

국제갤러리가 9일  K1과 K2에서 개막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은 한국 동시대 사진작가 9인의 정물사진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진가 구본창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사물을 통해 사진 매체의 본질과 인간의 기억, 존재의 문제를 탐색한다. 국제갤러리에 처음 선보이는 사진 기획전으로 9명의 정물 사진 작가가 한자리에 모인 것도 첫 사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구본창 사진작가가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구본창 사진작가가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6.09. [email protected]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사진가 구본창이 기획한 사진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가 9일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열렸다. 구본창을 비롯해 김수강, 김경태, 구성연, 박찬우, 조선희, 정정호, 정희승, 조성연 등 참여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26.06.09.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사진가 구본창이 기획한 사진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가 9일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열렸다. 구본창을 비롯해 김수강, 김경태, 구성연, 박찬우, 조선희, 정정호, 정희승, 조성연 등 참여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는 구본창을 비롯해 김수강, 김경태, 구성연, 박찬우, 조선희, 정정호, 정희승, 조성연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은 과도한 디지털 후보정이나 생성형 AI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눈과 감각, 카메라의 광학적 기술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한다.

구본창은 "한국 사진계에서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있다는 현실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사진가들이 그에 걸맞은 관심과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장르는 정물사진이다. 한국 사진계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분야지만, 구본창은 오히려 정물사진 안에서 삶과 죽음, 기억과 부재, 존재와 시간의 문제를 발견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email protected]


전시 제목 '진동하는 사물들' 역시 이러한 시선에서 출발한다.

구본창은 "사물은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기억을 담고 있는 존재이자 부재를 환기하는 흔적"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랑과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는지 발견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K1 뒤편 전시장에 설치된 구본창의 '오브제' 연작은 새틴 안감이 남은 빈 상자들을 촬영한 작업이다. 내용물은 사라졌지만 흔적만 남은 상자들은 존재와 부재, 주연과 조연의 관계를 되묻는다. '컬렉션' 연작에서는 우연히 수집한 사물들이 각자의 서사를 드러낸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email protected]


정희승은 신작 '병렬투영' 연작을 통해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집 '주사위 던지기'를 사진적으로 번역한다. 우연과 필연 사이를 진동하는 사물들을 아이소메트릭 구조 위에 배치하며 사진 매체의 존재론을 탐구한다.

조성연은 도시 주변부에서 채집한 콘크리트 조각과 철근, 식물 잔해 등을 재조합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김경태는 수백 장의 이미지를 합성하는 포커스 스태킹 기법으로 너트 표면의 질감을 극대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박찬우는 조선시대 책거리 형식을 차용해 경험과 기억이 축적된 사물들의 풍경을 구성한다. 구성연은 설탕으로 만든 오브제를 촬영하며 욕망과 허상의 경계를 탐구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email protected]

김수강, 〈Chemical Bottle 3〉 1997,Gum bichromate print 19.5 x 14.5 cm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김수강, 〈Chemical Bottle 3〉 1997,Gum bichromate print 19.5 x 14.5 cm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K2 1층의 김수강은 돌과 병, 종이 가방, 식기류 등 일상 사물을 명상하듯 응시한다. 검프린트(gum print) 기법으로 완성한 그의 사진은 회화적 물성을 품는다.

김수강은 "사물이 가진 이야기를 찍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더 깊이 들여다보려는 작업"이라며 "도자기든 돌이든 사물이 표정을 보여주기 시작하면 작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K2 2층에서는 사라짐과 기억에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정정호는 한국전쟁 당시 노무자였던 할아버지의 삶을 추적하며 수집한 탄피와 철사, 문서 등을 재구성해 잊힌 개인의 역사를 복원한다. 조사와 수집, 재구성의 과정을 통해 사라진 존재들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불러낸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9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사진 기획전 '진동하는 사물들(Objects in Oscillation)'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진작가 9인의 정물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진작가이자 기획자인 구본창 작가의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작가는 구본창, 정희승, 조성연, 김수강, 김경태, 박찬우, 구성연, 정정호, 조선희. 2026.06.09. [email protected]


조선희는 'Black Imago'와 'Planet' 연작을 통해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물질의 상태를 기록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선물받은 꽃들을 30년 넘게 간직해온 그는 시들어가는 꽃에 검은 안료를 입혀 마지막 초상처럼 촬영했다.

조선희는 "나의 기억이 정말 사실일까라는 질문에서 작업이 시작됐다"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 역시 내가 덧붙이고 새롭게 만들어낸 환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자연스럽게 AI 시대의 사진을 떠올리게 한다.

구본창은 "사진작가가 된다는 것은 핸드폰으로 예쁜 것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AI가 이미지를 만들 수는 있지만 작가의 눈까지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정호는 "생성형 이미지를 사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를 질문해야 할 시점"이라며 "사진은 단순히 소비되는 이미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경험하는 매체"라고 했다.

박찬우 역시 "AI 이미지들은 점점 뻔하고 지루해지고 있다"며 "AI가 만들지 못하는 것은 작가의 경험과 서사, 그리고 불완전성"이라고 말했다.



정정호 〈Mirror〉 2018 Archival pigment print 138 x 110 cm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정정호 〈Mirror〉 2018 Archival pigment print 138 x 110 cm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박찬우 〈23111ws〉 2023 Archival pigment print 150 x 124 cm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박찬우 〈23111ws〉 2023 Archival pigment print 150 x 124 cm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구본창은 "정물사진은 단순히 아름다운 물건을 촬영하는 장르가 아니다"라며 "사물을 통해 삶과 죽음, 시간과 존재를 사유할 수 있다는 점을 관객들이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진동하는 사물들'은 사물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사진가들이 사물과 맺어온 시간과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한 기억의 흔적을 보여주는 전시다. AI가 이미지를 생산하는 시대에도 사진이 여전히 예술인 이유를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관람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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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들 수 없는 것"…구본창×8인 사진작가 '진동하는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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