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D-1]3대 관전 포인트는…대북 영향력·두만강 협력·북미 대화

기사등록 2026/06/07 06:00:00

최종수정 2026/06/07 06:05:47

시 주석 방북 하루 앞으로…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선택

대북 중국 영향력 재확인 자리 전망…대미 메시지 등도 관심

[베이징=신화/뉴시스] 오는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4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며 악수하는 모습. 2026.06.07
[베이징=신화/뉴시스] 오는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4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며 악수하는 모습. 2026.06.07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함에 따라 9개월 만에 만남을 갖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이미 미국·러시아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고 존재감을 과시한 시 주석으로서는 김 위원장과의 독대를 통해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 북·중 간 경제 협력을 비롯해 두만강 출해(出海)를 포함한 북·중·러 3국 협력과 관련해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재회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지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오는 8일 7년 만의 방북에 나선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는 지난 5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자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의 초청에 따라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이 8일부터 9일까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당시인 2018∼2019년 두 차례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김 위원장이 3차례 중국을 방문한 이후인 2019년 6월 20∼21일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찾았다.

이번 방북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4월에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국 방문을 첫 해외 일정으로 선택했지만 올해는 첫 방문지를 북한으로 택하면서 이번 방문의 의미가 커졌다.

특히 지난달 미·러 정상과 잇달아 회담을 마친 직후 이뤄지는 방북인 만큼 더욱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대만 문제 등을 두고 목소리를 키워 한층 높아진 위상을 대외에 과시했다.

곧바로 이어진 우방국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가진 회담을 통해서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을 겨냥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북·중·러 연대의 의지를 표명했다.

▲동북아 내 중국 영향력 재확인 계기
이러한 가운데 이뤄지는 시 주석의 방북인 만큼 이번 방문에서는 우선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분명히 알리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 폐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에 대한 중국의 부담감 등으로 인해 그간 북·중 관계는 다소 소원해진 상태였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지지 표명 등도 계기가 됐다.

2024년 양국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북·중 우호의 해'를 선언했음에도 양측의 관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면서 양국 관계는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분위기를 띄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중, 중·러 간 정상의 협의 내용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함께 공유하면서 향후 대응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측이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독보적인 입지를 대외에 보여줄 수 있다.

특히 북핵 문제에 있어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당 사안과 관련해 중국이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국을 향해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 덩위원은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중국이 계속 거리를 유지하면 북한을 러시아 쪽으로 점점 더 밀어내고 결국 한반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잃을 수 있다"며 "중국은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다시 중국이 주도하는 궤도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제적·안보적 유인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펴낸 이슈브리프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거나 독자노선을 강조할 경우 중국은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을 다시 자국 중심의 전략적 궤도로 끌어들이려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상 간 만남 자체가 북·중 관계의 밀착 수준과 전략적 연대 정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북·중 정상외교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동북아 전략 구상을 드러내는 중요한 외교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두만강 통한 동해출해권 숙원, 해소 계기 될까
중·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부각된 두만강 협력을 비롯한 양국 간 합의 내용도 관심사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러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조선(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 추진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명시했다.

또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무역·투자, 교통, 에너지 등 분야에서 회원국 간 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우선 두만강 출해는 러시아 연해주와 북한으로 막혀있는 중국이 두만강을 통해 동해로 나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두만강을 이용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만큼 무역 기회를 통해 중국의 동북지방 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태평양 진출이 가능해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1860년 2차 아편전쟁 이후 베이징조약을 통해 청나라가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겨주면서 동해로 나가는 출구가 막혔던 만큼 이번 방북에서 두만강 출해 문제에 대한 진전이 이뤄진다면 큰 성과를 얻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GTI의 경우 두만강 하류를 중심으로 한국과 북한, 몽골,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국가·지역종합 개발 계획으로 해당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철도·항공편 재개에 이은 양국 단체관광 재개나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양국 간 교류·협력의 성과 여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대미 관계 관련 어떤 메시지 전달할지도 주목
시 주석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이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한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해왔지만 북·미 대화에 대한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북·미 간 핵심 쟁점인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고 했지만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정도만 밝혔을 뿐 입장이 갈리는 상황이다.

북핵 문제 등의 논의를 주도해온 미국은 이란 전쟁 지연 등을 겪으면서 사실상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한 북한에 대해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북·미 대화의 접점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되고 논의까지 진전될 경우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아울러 북·미 대화와는 별도로 미국에 대해 양측이 어떤 메시지를 어떤 수위로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다만 북·미 대화의 문이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위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표면적으로는 북미 대화 재개와 한반도 안정이 핵심 의제에 오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미국과 한국의 희망 사항에 가깝고 실질적 의제는 북·중 동맹의 전략적 복원과 북·중·러 3각 연대의 심화에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방북에서 북한 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나 한반도 안정 등이 공동성명 등에 담길지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공동성명에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을 언급하는지 여부도 관찰 포인트"라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언급하면서 한국을 언급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이어 "이번 방북은 1월 한·중 정상회담을 필두로 5월 미·중, 중·러 정상회담에 이어지는 것으로 한반도 당사국인 한국과 관련국인 미국·러시아를 모두 만난 뒤 이뤄지는 종착역이라는 의미가 강하다"면서 "특히 한반도 외교의 주도권을 중국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것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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