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사고파는 시대' 끝…투자판이 달라진다[가상자산 대전환②]

기사등록 2026/06/07 08:00:00

은행·증권사·거래소 역할 재편…유통이 관건

투자 선택지는 넓어져…알트코인 낙수효과는 약화

[서울=뉴시스]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거래서 OKX, 컴투스홀딩스는 4일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코인원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차명훈 대표, 김성화 한국투자증권 대표,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 스타 쉬(STAR XU) OKX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 왼쪽 4번째)스타 쉬(STAR XU) OKX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코인원 제공) 2026.06.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거래서 OKX, 컴투스홀딩스는 4일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코인원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차명훈 대표, 김성화 한국투자증권 대표,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 스타 쉬(STAR XU) OKX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 왼쪽 4번째)스타 쉬(STAR XU) OKX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코인원 제공) 2026.06.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2018년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도입했을 당시만 해도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은행과 제휴를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빅테크 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위해 거래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 차세대 금융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판은 어떻게 바뀌고, 플레이어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나

금융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더 이상 가상자산 거래 자체가 아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STO, RWA,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금융 등 차세대 금융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 쉽게 말해, 코인을 사고파는 '거래판'이 아니라 미래 금융 시스템의 '인프라 판'을 두고 경쟁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그 중심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발행과 상환, 준비자산 관리, 거래·유통, 결제, 지갑, 보안,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까지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가상자산 시장이 거래소 중심의 매매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플랫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종합 금융 시장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경쟁의 방식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누가 더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은 사용처와 유통망을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신용카드 초창기에 카드 발급 경쟁보다 가맹점 확보 경쟁이 시장 판도를 결정했던 것과 유사한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 역할도 각각 재편될 전망이다.

먼저,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권과 준비자산 관리, 실명계좌·외환 업무를 맡는다. 증권사는 토큰증권 발행과 투자상품 설계를, 카드사는 일상 결제 인프라를, IT 기업은 블록체인·보안·데이터 인프라를 담당한다. 기존 금융권의 강점을 가상자산 생태계로 그대로 이식하는 형태다.

특히, 거래소는 과거 코인 매매를 위한 플랫폼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가상자산과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과 이용자 접점'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유통 핵심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 "코인 거래소를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 금융의 관문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내 투자는 어떻게 달라지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선택지 자체가 달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가상자산 투자는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파는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면, 앞으로는 RWA와 STO가 새로운 투자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과 채권,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거래하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관들은 국내 STO시장 규모에 대해 1조~3조원으로 추산하며, 2030년에는 30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RWA까지 확장된 관점에서 국내 STO는 2030년 367조원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변수다. 제도가 정비되면 투자자들은 거래소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증권사 앱에서 주식처럼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가상자산 시장 성격과 투자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금 흐름은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변하고 비트코인 상승 이후 알트코인 전반으로 자금이 확산되는 이른바 '낙수효과'도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기관 자금 비중이 높아질수록 시장 안정성은 강화되는 반면 단기 급등락을 노린 투자 전략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어떤 코인이 급등할까'보다 비트코인을 금과 유사한 자산군으로 편입할 수 있을지,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국채·펀드·사모신용 같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위로 옮길 수 있을지에 더 집중되는 분위기다.

미국 비트코인 전문 금융서비스 업체 NYDIG도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접근 방식이 단기 투기적 거래에서 벗어나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자산·비트코인 중심의 재무제표 배분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이 투기 중심에서 제도권 금융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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