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젤렌스키, 푸틴에 첫 공개서한 "전쟁 끝낼 때…제3국서 만나자"

기사등록 2026/06/05 11:59:11

최종수정 2026/06/05 12:04:24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첫 공개서한을 보내고 전쟁 종식을 위해 제3국에서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서한 전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당신이 러시아를 이끌기 시작한 26년 전만 해도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당신을 긍정적으로 봤지만, 그것은 과거의 일이 됐다. 당신의 26년 집권은 양국 관계를 교류와 협력에서 전쟁과 희생의 관계로 바꿔 놓았다. 당신은 집권 기간의 거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사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지정학, 러시아어 문제에 대해 당신이 어떤 말을 하든 이 전쟁은 결국 당신이 선택한 전쟁이며 역사는 그렇게 기록할 것이다.

러시아 국민도 점점 전쟁에 지쳐가고 있다. 드론 공격과 미사일 위협, 연료 부족, 물가 상승, 끝없는 동원 가능성을 원하지 않는다. 당신은 아직 이를 강요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자원은 줄어들고 있으며 더는 예전처럼 국민의 충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러시아군은 매달 막대한 인명 손실을 내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예상과 달리 무너지지 않았고 독립을 유지하고 있다. 당신은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틀렸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제재를 받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당신은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도움을 요청한 통치자가 됐으며, 이제는 중국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 혼란을 기대했지만 반란은 오히려 러시아 내부에서 일어났다. 러시아 지도층과 사회 곳곳에서도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당신이 2027년과 2028년의 전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 문서도 받았다. 벨라루스를 전쟁에 더욱 깊숙이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며, 트란스니스트리아(몰도바 동쪽 친러시아계 지역)를 둘러싸고 어떤 게임을 벌이고 있는지도 보고 있다.

정말로 이 길을 계속 가고 싶은가.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전쟁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을 끝내자고 제안한다. 정직하고 품위 있게 전쟁을 끝내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우리 둘 사이의 직접적인 형식으로 전쟁을 끝낼 것을 제안한다. 나는 당신과의 회담을 제안한다. 모스크바나 키이우가 아닌 스위스나 튀르키예, 아랍 국가 등 중립국에서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자. 회담 날짜를 명확히 정해주기를 바란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문제는 (지난해 8월 미·러 정상회담을 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양자 협상 틀에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이 참여해야 한다. 민스크 협정 등 과거 많은 합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기술적 협의체나 복잡한 문구 뒤에 숨거나 셔틀 외교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먼저 양국이 핵심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이제 전선은 외교가 시작돼야 할 출발선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크라이나는 전면 휴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전쟁포로 전원 교환은 종전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민간인과 아동의 귀환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앞으로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의 미래 세대가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결정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전쟁을 끝낼 때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생존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우리에게는 계속해서 우리를 지지하는 나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 또한 러시아가 아닌 당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더 많은 싸움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나나 우크라이나의 위협이 아니다. 러시아가 지치면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당신이 잘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는 그런 피로가 오도록 만들 수 있다.

당신은 지금이라도 전쟁을 멈출 수 있다.

이 전쟁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추모한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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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젤렌스키, 푸틴에 첫 공개서한 "전쟁 끝낼 때…제3국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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