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대서 빼라" 했는데…美법원, 트랜스젠더 현역 퇴출 막았다

기사등록 2026/06/02 16:49:18

최종수정 2026/06/02 17:34:26

항소법원 “평등보호권 침해”…이미 복무 중인 군인 퇴출엔 제동

신규 입대 제한은 판단 갈려…헤그세스 "대법원서 보자"

【햄튼( 미 뉴욕주)=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인 지난 8월9일 트럼프 골프장으로 가기전에  햄튼의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앤드류 공군기지에 내려 군인들의 인사를 받고 있다.  
【햄튼( 미 뉴욕주)=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인 지난 8월9일 트럼프 골프장으로 가기전에  햄튼의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앤드류 공군기지에 내려 군인들의 인사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트랜스젠더 군인 퇴출 정책에 대해 미 항소법원이 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의 퇴출은 막으면서도, 신규 입대 금지까지 전면 제동을 걸지는 않아 법적 다툼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랍계 언론인 알자지라는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3인 재판부가 전날 트럼프 행정부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제한 정책에 대해 엇갈린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재판부 다수 의견을 쓴 로버트 윌킨스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헌법상 ‘법의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해당 정책이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집단인 트랜스젠더를 차별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초반 내린 행정명령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27일 ‘군사적 우수성과 준비태세 우선’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령에서 미군이 “급진적 젠더 이데올로기”에 침투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랜스젠더가 “거짓된 성 정체성”을 받아들인다며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표현했다.

이 행정명령은 지난해 2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명의로 나온 13쪽 분량의 국방부 지침으로 이어졌다. 국방부는 자신의 성 정체성이 태어날 때 지정된 성별과 다르다고 느끼거나, 이를 이유로 호르몬 치료·수술을 받은 군인을 군 복무 부적격자로 본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윌킨스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서 트랜스젠더를 불명예스럽고 규율이 없으며 오만하고 이기적인 거짓말쟁이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표현이 차별적 의도를 보여준다고 봤다.

그는 소송을 낸 트랜스젠더 군인들이 모두 합쳐 130년간 군 복무를 했고, 80개가 넘는 표창을 받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을 계속 복무하게 하는 것이 국가안보를 해친다는 주장을 사실상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항소법원은 이미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의 퇴출에는 제동을 걸었지만, 새로 입대하려는 트랜스젠더까지 받아들이도록 한 1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다.

[워싱턴=AP/뉴시스]2020년 11월4일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모습. 2025.11.06.
[워싱턴=AP/뉴시스]2020년 11월4일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모습. 2025.11.06.
앞서 애나 레예스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임시 금지명령을 내리며 트랜스젠더 군인 차별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윌킨스 판사는 현역으로 이미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1심 판단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새로 입대하려는 사람들에게까지 같은 보호를 적용할지는 다르게 봤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지 못하도록 한 1심 결정 일부는 뒤집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주디스 로저스 판사는 이 구분에 반대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지원자를 배제하면 이미 군 복무 능력을 입증한 자격 있는 인력을 잃게 된다는 취지의 증언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저스틴 워커 판사는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법원이 군 구성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워커 판사는 군이 누구를 배제할 수 있는지는 의회와 군 통수권자에게 맡겨진 권한이라고 봤다.

이번 판결이 당장 미군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소법원은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하급심 임시 금지명령의 효력을 정지한 상태다. 미 연방대법원도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제한 정책에 대한 다른 금지명령을 멈춰 세운 바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판결 뒤 소셜미디어에 “대법원에서 보자”는 짧은 글을 올려 항소 방침을 시사했다.

민주당과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트럼프 행정부의 차별 정책에 맞선 승리로 평가했다. 존 라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자격을 갖추고 복무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누구도 있는 그대로의 정체성 때문에 그 기회를 거부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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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대서 빼라" 했는데…美법원, 트랜스젠더 현역 퇴출 막았다

기사등록 2026/06/02 16:49:18 최초수정 2026/06/02 17: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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