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문호, 6월 항쟁. 1987. 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987년 민주항쟁의 기억은 역사책 속에 남아 있지만, 조문호의 사진은 그 거리에 서 있던 사람들을 먼저 불러낸다.
사진가 조문호가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기록한 흑백사진 30여 점을 선보이는 사진전 '1987'을 오는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종철 열사 추도식부터 6월항쟁, 이한열 열사 장례식, 12월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1987년을 관통한다.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필름을 다시 꺼내 선보이며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이한열 군 장례 행렬. 아현동 고개, 1987. 7. 9 *재판매 및 DB 금지

6월 항쟁. 1986.6. *재판매 및 DB 금지
조문호는 당시 현장을 누비던 언론사 사진기자들과는 다른 시선을 택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나 극적인 장면보다 버스 창문 너머로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는 시민, 길가에서 항쟁을 응원하는 아주머니, 최루탄 연기 속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그의 사진은 민주항쟁을 거대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하기보다 거리에서 숨 쉬고 울고 웃었던 시민들의 감정과 표정을 담아낸다. 민주주의가 어떻게 일상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6월 항쟁. 1987. 6 *재판매 및 DB 금지

8. 6월 항쟁. 1987. 6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문호는 권력과 재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현장 중심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지속해 왔다. 대표작으로 '청량리 588', '1987', '동자동 쪽방촌' 연작 등이 있다.
작가는 "사진기자들이 지나치는 사소한 것들도 누군가는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1987년 민주항쟁은 꼭 기록해 둬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6월항쟁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부당한 권력에 다시 눈감지 않기 위해서"라며 "상기하자 6·25를 상기하자 6월항쟁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민주화운동을 박제된 역사책 속 사건이 아니라,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거리를 지켰던 시민들의 살아 있는 기억으로 되살린다. 40년 전 사진 속 박수 치던 시민들은 오늘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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