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은 결국 '브랜드 싸움'…1군 건설사 독식 심화

기사등록 2026/06/02 15:28:04

최종수정 2026/06/02 15:37:57

압구정 현대건설·신반포 삼성물산 수주

작년 10대사 수주액 50조원…빅2가 40%

브랜드 선호 강세·컨소시엄 불가 맞물려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압구정과 반포 정비사업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주하는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 시공권을 주요 건설사가 싹쓸이하는 양상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31일 열린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 총회에서 DL이앤씨를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한양1·2차를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짓는 사업으로 총공사비가 1조496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같은 날 포스코이앤씨를 꺾고 4434억원 규모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처럼 1군 건설사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 수주를 독식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48조665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현대건설이 10조5105억원으로 건설사 중 최초로 '10조원 클럽'에 들었고, 2위 삼성물산도 9조2388억원으로 10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두 회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합하면 2강의 수주액이 전체의 40.6%(19조7493억원)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인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역시 1군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수주하거나 '그들만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압구정은 현대건설이 2·3·5구역, 삼성물산이 4구역 시공권을 확보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성수1지구)는 GS건설이 목동6단지는 DL이앤씨가 각각 수주했다. 성수4지구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간 2파전이 벌어진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핵심 입지면 래미안, 디에이치, 자이 등이 아니면 조합 현장설명회에서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며 "예전에는 조합원 연령대가 젊을 경우 유리한 조건을 따져서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기류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브랜드가 우선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는 강화된 부동산 규제로 시공사의 금융 조달·적기 준공 능력이 정비사업 수주전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데다가, 담보인정비율(LTV) 역시 1주택자는 40%, 다주택자는 0%가 적용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자체 기금을 동원해 정비사업장에 이주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다주택 조합원이 많은 사업장은 이주 문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줄줄이 지연될 수 있다. 결국 추가 이주비를 확보할 금융여력을 제공하는 건설사가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아파트 브랜드가 집값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인식도 강해졌다.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9월1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4846명을 대상으로 '2025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91.7%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20대 90.1% ▲30대 90.8% ▲40대 92.5% ▲50대 이상 92.6%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브랜드 가치가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강하게 체감하는 모습이다.

서울 정비사업 조합들이 복수의 건설사가 협업하는 '컨소시엄'을 꺼리는 것도 대형 건설사 수주 구조를 공고히 하는 요소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린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을 현대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4개 건설사가 협업해 시공한 것처럼 과거에는 건설사 한 곳이 소화하기 힘든 대단지의 경우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컨소시엄이 꾸려졌었다.

하지만 서울 핵심지 조합들은 여러 건설사가 참여했을 때 시공 품질이나 브랜드 가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2491가구 규모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입찰 조건에 '공동도급(컨소시엄) 불가'를 명시한 게 대표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조합 입장에선 상위 건설사일수록 브랜드 가치와 재무 안정성이 높고, 원자재 수급 등에서도 유리해 비용 효율이 높은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에 대형 사업장이 눈에 잘 띄지만 소규모 정비사업 등도 있는 만큼 중견 건설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위주로 접근하는 틈새전략을 펴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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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은 결국 '브랜드 싸움'…1군 건설사 독식 심화

기사등록 2026/06/02 15:28:04 최초수정 2026/06/02 15: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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