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왜 구교환인가

기사등록 2026/06/02 05:58:00

영화 '군체' 서영철 역 맡아 또 한 번 호평

'군체' 400만명 눈앞…하는 작품마다 흥행

"누구보다 내 작품 사랑, 1호 오타쿠 같아"

주로 비전형적 캐릭터 맡아 개성 드러내

"반골 기질 전혀 없어…모든 걸 수용한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전 제 작품의 1호 오타쿠입니다."

배우 구교환(44)은 요즘 하는 것마다 잘된다. 그냥 잘되는 게 아니라 매 작품 개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 받는다. 게다가 흥행도 잘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영화가 그렇게 안 된다고들 하는데, 구교환에겐 해당되지 않는 말 같다. '반도'(2020)가 381만명, '모가디슈'(2021)가 361만명, '탈주'(2024)는 256만명, '만약에 우리'(2025)는 260만명, 현재 상영 중인 '군체'는 300만명을 단숨에 넘고 400만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시청률과 별개로 올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이다.

구교환은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거대한 꿈을 가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저 재밌어서 계속하고 싶고, 계속할 수 있게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교환의 시대라거나 대세라는 말엔 자신을 낮췄다. "관객 그리고 시청자와 친해지는 과정이고, 앞으로 더 친해지고 싶어요. 구교환의 시대라는 말은 안 맞아요." 그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사랑 받을 수 있어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구교환은 이렇게 말하지만, 마냥 작품이 좋았다거나 캐릭터에 설득력이 있었다는 말로 현재 그를 둘러싼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순 없다. 그래서 그에게 반복해서 왜냐고 물었다. 그러자 구교환은 조금 멋쩍어 하며 특유의 장난기 섞인 얼굴로 말했다. "물론 제 매력도 있겠죠."

"생각해보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전 누구보다 제 작품을 사랑해요. '여기서 이 작품 좋아하는 사람 나와'라고 하면 제가 맨 앞에 있을 겁니다. '군체'도 그렇고, '모자무싸'도 그렇고 '만약에도 우리'도 그래요. 말하자면 저는 언제나 제 작품의 오타쿠입니다. 그냥 오타쿠가 아니라 1호 오타쿠죠."

신작 '군체'는 배우 전지현이 11년만에 택한 영화로 주목 받았다. 전지현이라는 브랜드가 여전히 강력하고, 그가 연기한 '권세정'이란 인물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군체'는 결국 좀비가 주인공인 영화이고, 좀비를 수족으로 부리는 '서영철'의 영화일 수밖에 없다. 구교환은 자신에게 할애된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을 그만의 독특한 카리스마로 지배하며 러닝타임 전체를 손아귀에 쥐는 데 성공한다. 구교환이 한 말처럼 그가 '군체'의 오타쿠이기 때문에 보일 수 있는 장악력일 게다.

"언제 오타쿠가 되냐고요? 매번 달라요. 이상형이 매번 변하는 것처럼요.(웃음) '군체'는 당연히 연상호 감독님이 좋아서 선택한 겁니다. 감독님과 작업이 너무 좋으니까요." 구교환이 연 감독과 작업하는 건 이번이 4번째다. 구교환에게 또 왜냐고 물었다. "왜 그럴까요.(웃음) 조심스럽게 얘기하자면, 노력하면서도 서로 부담 주지 않는 것 때문인 것 같아요. 감독님 현장에 가면 감독님이 촬영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 느껴집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갑니다. 하지만 저흰 그걸 과시하지 않아요. 조용히 노력하고 바라봐줍니다."

특유의 독특한 목소리,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 남다른 호흡과 타이밍. 구교환이란 배우의 이런 독창성은 그가 유독 평범함과 거리가 먼 인물 그러니까 반골에 가까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한 것만 같다. 모두가 그를 주목하게 한 '꿈의 제인'의 제인이 그랬고, '반도'의 서대위가, '모가디슈'의 태준기가, '탈주'의 리현상이, '모자무싸'의 황동만이 그리고 서영철 역시 그랬다. 다시 말해 구교환이란 배우 혹은 사람에게 이를테면 반골 기질이 내재돼 있는 것 같단 얘기다. 그런데 구교환은 정반대 얘기를 했다. "전 반골 기질이 전혀 없어요."

"제 장점은 감독님들이 주는 모든 디렉션을 수용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해달라고 하면 저렇게 해요.(웃음) 그게 소문이 나서 저한테 이런 저런 역할을 다 맡기시나봐요. 물론 제겐 저만의 해석이 있고, 전 해석을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 모든 디렉션을 다 받아들여요. 질문도 안 합니다. 고객만족."

그러면서 구교환은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난 그걸 정말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그걸 상대 배우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 연기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제가 다르게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르게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제가 그렇게 되는 겁니다."

구교환은 시대 또는 대세란 말을 거부했지만, 그의 의견과 별개로 이 말은 그냥 주어진다. '군체' 이후 구교환이 나올 영화만 '폭설' '왕을 찾아서' '부활남' 등 3편이 있고, 현재 '정원사들'을 촬영 중이다. "당장엔 숫자 같은 걸 신경 쓰고 싶진 않아요. 관객수에 관심이 가면 제 연기가 경직될 것 같습니다. 연기라는 것 역시 점수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영화도 그렇죠.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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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왜 구교환인가

기사등록 2026/06/02 05:58: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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