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영 센터장 "정신건강, 국가 정책 근간 될 통계 필요"[인터뷰]

기사등록 2026/06/05 06:30:00

최종수정 2026/06/05 06:52:24

4월 취임한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인터뷰

센터 설립 주도…출범 10년만에 내부출신 첫 수장

응급진료 정착…의료진 부족 등 치료 환경 열악

"정신질환, 자살 고위험군…미리 발견·개입해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2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암 통계처럼 체계적인 정신건강 통계가 필요해요. 국가 정책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정신건강 통계 정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죠."

지난 4월부터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새롭게 이끌고 있는 남윤영 센터장은 임기 내 과제로 정신건강 통계 시스템 마련을 손꼽았다. 중증 정신질환이나 비자의 입원 등 각각의 통계는 있지만, 정책적 의사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통합적 자료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만난 그는 "구체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신건강 정책 방향과 내용을 수립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신질환자들이 원하는 정책 수요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요. 중증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이 겪고 있는 차별이나 자립 문제, 직업 현황, 서비스 욕구 등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죠. 정신질환 당사자와 전문가, 정부가 협의체를 통해 그들이 진정 원하는 의료서비스가 무엇인지 함께 논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서 센터가 열린 광장 같은 역할을 해야 하죠."

남 센터장은 2002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2006년 국립서울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해 20여년간 이곳에 몸담아왔다.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는 2016년 국립서울병원의 기능을 확대·개편해 새롭게 출범했다. 당시 센터 설립을 주도한 그는 기획홍보과장, 의료부장 등을 거쳐 개방형 직위인 센터장에 공모해 자리에 올랐다. 내부 인사가 센터장에 임명된 건 출범 10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중증 정신질환과 자살, 마약 중독에 관한 관리나 치료 성공 사례는 잘 모른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여 사람들의 오해를 풀고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다시금 체감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2020년~2022년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정신병원·시설대응반장을 맡아 일선 현장을 누볐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2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센터가 지어진 지 5년여가 지났는데 사람들의 혐오는 똑같다고 느꼈어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청도로 급하게 내려갔는데, 정신질환자라는 이유로 의료진이나 구급대원조차 부축을 꺼리고 손을 대지 못하더라고요.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관심으로 떠올랐지만, 내가 겪는 우울증은 자연스럽고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 등 중증 정신질환자를 배제하고 타인화하는 건 여전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센터는 지난 10년간 전문적인 치료는 물론 연구와 정부 정책 개발·수행을 맡아오며 국가 정신건강의 중추 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코로나19 당시 정신의료기관 집단감염 대응을 위한 감염병전담병원 역할을 톡톡히 했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의료시스템을 정착시켰다.

하지만 의료진 부족 등 정신건강 치료 환경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당시 센터를 떠나간 의사만 20여명이다. 올해 하반기에 4명 가량 충원 예정이지만, 의무직 정원 46명에 현재 인원은 20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중 정신과 전문의는 15명이며, 연구 및 보직 등으로 진료 전담은 7명뿐이다. 부족한 인력에 당직비 등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때나 의정갈등 당시 제가 당직을 섰을 때 당직비 3만원을 받았어요. 그런데 당시 의료부장이라 다음날 쉬지도 못하고 외래에 결재 업무를 계속 봐야 했죠. 예전부터 요구해 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들이 보람을 느끼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정신응급진료실에는 1년에 약 350명이 방문하고 있다. 그중 절반 정도가 자살 시도자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을 언급하며 복지부에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자살률이 높은 위험군 중 하나가 정신질환자예요. 그런데 소외돼 있어요. 정신질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환자들과 똑같은 치료를 받는 거죠. 자살 충동과 계획을 미리 발견하고 조절하도록 개입하는 정신 보건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2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또 정신질환 응급 환자는 신체 상해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정신과뿐만 아니라 타과 협진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센터 응급실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과 다르게 신체질환에 대한 상시 진료가 되지 않아 검사 인력이 24시간 대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대학병원들이 정신과 응급환자를 좀더 적극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약 중독 역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의료부장 시절 센터에 중독 정신과를 만들었지만, 치료만 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센터 산하의 국가트라우마센터처럼 마약 중독을 관리할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 중독을 관리하고 정부 정책을 현장에서 실행할 중독관리센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 센터장은 "정신질환은 누구나 앓을 수 있는 '마음의 병'"이라고 말했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서 생길 수도, 갑자기 재난에 의한 피해자가 되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은 누가 왜 걸리는지 알 수 없어요. 가족들이 잘못해서 생기는 병도 아니죠. 하지만 가볍게 여겨선 안 돼요. 일상과 삶에 지장을 줄 땐 정신건강의학과나 정신건강 전문가를 꼭 찾아가세요.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회복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있어요. 센터도 정신건강 컨트롤타워로서 각 지역사회 및 민간 병원과 협력해 아픈 사람들에게 문턱을 낮추도록 노력할게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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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영 센터장 "정신건강, 국가 정책 근간 될 통계 필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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