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병원간 진료정보 벽 허문다…'환자 의뢰·회송 AX'

기사등록 2026/05/31 12:00:00

최종수정 2026/05/31 12:24:25

복지부, '환자 의뢰·회송 AX' 하반기 도입

서울대병원 AX 기술 시연 및 정책간담회

서울·강원·전남 3개 권역 우선 시범 실증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보건복지부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의뢰·회송 AX'에 대한 정책간담회 및 기술 시연회를 진행했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의료 AI 플랫폼 '스누하이'를 통해 시연한 환자 전원 절차 시스템. 2026.05.31.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보건복지부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의뢰·회송 AX'에 대한 정책간담회 및 기술 시연회를 진행했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의료 AI 플랫폼 '스누하이'를 통해 시연한 환자 전원 절차 시스템. 2026.05.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김성호(가명)씨, 오늘 신경과는 처음 오신 거죠? 접수 사유가 오른손 힘 빠짐과 말 어눌함으로 되어 있습니다. 언제부터 그러셨나요?"(의사)

"오늘 아침부터요. 7시20분쯤 일어났을 때는 괜찮았는데, 7시50분쯤 밥먹다가 젓가락을 자꾸 떨어뜨리고 말이 어눌해졌어요."(환자)

진료실에서 마주 앉은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인공지능(AI)이 실시간 음성 인식으로 써내려간다.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 오른편 화면의 전자의무기록(EMR)에 환자의 상태와 과거 병력, 복용 중인 약 등 환자 정보와 현재 증상을 토대로 한 진단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2차 병원에 외래로 방문했지만 급성 뇌졸중이 의심되면서 최종 결정은 3차 병원으로의 전원. AI가 작성한 전원 의뢰서와 첨부 문서를 의사가 최종 검토해 응급환자 분류를 선택한 후 시스템을 통해 3차 병원인 서울대병원 신경과로 전송한다.

서울대병원이 전원 요청을 수락하면 곧바로 전원 사유 및 경위, 진단, 신경학적 상태 등 환자 정보가 적힌 전원 의뢰서가 화면에 띄워진다. '62세 남성, 급성 허혈성 뇌졸중, 좌축 중대뇌동맥 영역-대혈관 폐색 의심'. 서울대병원 담당 의사는 내부 AI 시스템을 통해 비어있는 수술방을 자동으로 잡고, 마취 전 상태평가지를 생성해 응급 수술 준비에 나선다. 수술 후에는 내용을 축약한 퇴원기록지도 작성할 수 있다.

이는 2차 병원인 서울 보라매병원과 3차 병원인 서울대병원이 AI를 연동한 병원 시스템을 통해 환자 전원 등 진료 정보를 교류하는 사례를 시연한 것이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 이번 시연은 보건복지부가 하반기 의료 현장에 도입할 'AI 기반 환자 의뢰·회송 체계'와 맞닿아 있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보건복지부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의뢰·회송 AX'에 대한 정책간담회 및 기술 시연회를 진행했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의료 AI 플랫폼 '스누하이'를 통해 시연한 환자 전원 절차 시스템.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5.31.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보건복지부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의뢰·회송 AX'에 대한 정책간담회 및 기술 시연회를 진행했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의료 AI 플랫폼 '스누하이'를 통해 시연한 환자 전원 절차 시스템.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5.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복지부는 개별 병원의 EMR 및 의료영상 저장 전송시스템(PACS)에 AI를 연동해 의료 현장에서 환자 의뢰 및 회송 절차가 AI 기반으로 자동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지역 책임의료기관(2차 의료기관)과 권역 책임의료기관(3차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 의료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시연된 AI 시스템은 추후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간 가동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의료 AI 플랫폼 '스누하이'를 통해 구현된 시스템이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마취과, 산부인과, 병리과 일부에서 AI를 이용해 퇴원기록지, 마취 전 상태평가지, 병리 판독문 리뷰 등 작성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형철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부원장은 "환자 100명의 차트를 반복해 본다고 했을 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신적으로 힘도 든다. 의료진들은 AI 보조를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양질의 문서를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라며 "다만 병원마다 EMR 시스템이 다르고 여러 상황상 이 시스템을 다른 병원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각 병원 자체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와 EMR 연동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기술연구센터장은 "전원 의뢰는 기록 복사가 아니라 진료 맥락의 효율적 흐름이 된다"며 "AX(AI 전환) 기반 진료정보교류는 그저 요약문이 아니라 전원과 회송 혹은 퇴원까지 전 과정을 어려움 없이 하나의 업무로 이어지게 만드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현재 개발된 기술을 일부 병원에서 우선 실증해 문제가 없는지 검증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환자 의뢰·회송 AX' 실증 대상으로 선정된 공공병원에 국가 GPU 및 공공 AX 전용망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실증은 전국 3개 권역에서 우선 적용된다. 서울·경기 권역은 서울대병원·서울의료원·성남시 의료원, 강원 권역은 강원대병원·영월의료원·강릉의료원·평창 보건의료원, 전남 권역은 전남대병원·광주기독병원이 선정됐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서울대병원 등 현장 의료진 및 전문가들이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의뢰·회송 AX'에 대한 정책간담회가 진행했다. 2026.05.31.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서울대병원 등 현장 의료진 및 전문가들이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의뢰·회송 AX'에 대한 정책간담회가 진행했다. 2026.05.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현장에선 시연회에 앞서 의료진 및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책간담회도 열렸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장은 "그동안 병원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환자를 가둬 놓을 수 있기에 진료정보 교류에 투자할 이유도, 활용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AI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며 "다만 지역 공공병원이 AX에서도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 직접 투자로 AX 데이터 토대를 구축하고 공공지역병원을 출발점으로 거점을 확산해 표준화된 모델이 전체 의료기관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AX가 지역 공공병원의 부족한 인력, 인프라에 지원책이 되리란 희망이 있다. 하지만 현재 진료 수준 유지도 벅찬 형편이며 낮은 수준의 전산장비와 부족한 소프트웨어 등 많은 문제가 있다"며 "지역 공공병원 안정적 운영을 위한 지원과 공공병원 EMR 통합 및 전산관리의 중앙화 등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AI 전환은 공공의료 현장에 구현될 혁신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공공의료에 대한 AI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지고 의료취약지 문제가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 EMR이 표준화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AI를 통해 진료정보 표준화를 구현하고 서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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