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을 그리다…이종목 개인전 '북해로부터'

기사등록 2026/05/29 15:29:00

북해로부터, 117x91cm, 캔버스에 아크리릭,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해로부터, 117x91cm, 캔버스에 아크리릭,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산은 점이 되고, 손바닥만 한 텃밭은 우주가 된다.

서울 강남 도산대로 UM갤러리에서 열리는 이종목 개인전 '북해(北海)로부터'는 익숙한 풍경을 그리는 전시가 아니다. 작가는 생명이 형상을 얻기 이전의 자리, 모든 존재가 시작되는 근원의 풍경을 화면 위로 불러낸다.

전시는 최근작 '북해로부터'와 '광합성인간'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서로 다른 형식을 지닌 두 연작은 "생명은 어디에서 시작되며 인간은 그 순환 안에서 어떤 존재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만난다.

이종목이 말하는 '북해'는 특정한 지명이 아니다. 모든 형상이 아직 이름을 얻기 전, 생명의 움직임이 처음 잉태되는 시원(始原)의 공간이다. 화면 속 먹과 물, 선과 번짐은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생성의 순간을 드러낸다.

북해로부터, 162x130cm, 캔버스에 아크리릭,목탄,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해로부터, 162x130cm, 캔버스에 아크리릭,목탄,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교수 생활을 마친 뒤 전업 작가로서 선보이는 본격 개인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교육과 병행해온 회화적 사유가 보다 밀도 있게 응축되며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 결과물이다.

'북해로부터'가 생명의 근원을 향한다면 '광합성인간'은 인간을 자연의 순환 속 존재로 다시 바라본다. 광합성이라는 식물의 생명 원리를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로 확장해, 인간 역시 빛과 물, 공기와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일부임을 환기한다.

이종목은 오랫동안 한지와 먹, 물과 선을 통해 자연과 인간, 물질과 정신, 형상과 비형상의 경계를 탐구해왔다. 그의 화면에서 여백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생명의 가능성이 머무는 자리다.

전시는 6월 23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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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근원을 그리다…이종목 개인전 '북해로부터'

기사등록 2026/05/29 15:29: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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