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약물'로 진화…토탈 케어로 확장
![[서울=뉴시스] 비만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4.2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0/NISI20260420_0002115538_web.jpg?rnd=20260420143909)
[서울=뉴시스] 비만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4.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비만치료제가 암 진행 억제 및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대사성 지방간염, 신장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플랫폼 약물’로 진화하고 있다.
2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 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들은 암 진단을 받은 뒤 비만치료제로 쓰이는 GLP-1 약물을 사용한 환자들의 경우 암 확산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비만치료제가 폐암과 유방암 등의 진행을 늦췄다는 것이다.
초기 암(1~3기)을 진단받고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 1만여 명을 추적한 결과, 다른 당뇨병 치료제인 글립틴(Gliptin) 계열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보다 4기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낮았다.
폐암 환자의 경우 GLP-1 약물을 복용하면 진행성 질환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10%로, 이는 대조군(22%)보다 절반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도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10.2%)가 대조군(20.1%)보다 진행성 질환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크게 낮았다. 대장암과 간암 환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났다.
최근 1개월 내 나온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알코올 중독 및 심혈관 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에도 효과를 보였다.
이달 초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개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 등을 주 1회 투여한 환자군의 경우 위약군 대비 중증 음주 일수를 41.4% 감소시켰다. GLP-1이 뇌의 보상 회로에 작용해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줄여줄 수 있다는 가설이 실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교 연구진이 9만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도 국제 학술지 ‘Cardiovascular Diabetology’(심혈관 당뇨학)에 공개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GLP-1 비만치료제가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1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에 걸쳐 심장마비, 뇌졸중 및 조기 사망으로부터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 2026)에서 발표된 '실제 진료 데이터‘(Real-world data) 분석에 따르면, 체중 감량 폭이 클수록 동반 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체질량지수)가 15% 이상 감소한 경우 골관절염 위험은 37% 감소했으며, 수면무호흡증 위험은 69% 감소했다.
이에 비만치료제는 여러 질환에 확장 적용되는 플랫폼 약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LP-1 비만치료제 역시 당초 제2형 당뇨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소에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치료제로 확장됐다.
이제는 체중 감량을 넘어 현대인의 주요 사망 원인(심혈관 질환, 암, 간 질환)을 예방하는 대사 조절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개발 트렌드 역시 ’대사 정상화‘를 목표로 옮겨가고 있.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가 지난달 2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GLP-1 치료제는 심혈관 질환, 만성 신장 질환, 수면 무호흡증 외에도 염증 및 신경계 질환, 약물 남용 장애, 우울증, 건선, 크론병 등에도 잠재적인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테렌스 플린 모건 스탠리 리서치 미국 제약바이오 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향후 2년 내에 여러 다른 질환에 대한 초기 임상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완전히 새로운 치료 분야를 개척하고, 시장 확장의 다음 단계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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