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보영 "첫 장르물, 피·땀·눈물 흘렸죠"

기사등록 2026/05/29 10:40:18

디즈니+ 시리즈 '골드랜드' 김희주 역

파격적인 연기 변신…감량에 액션신도

"여성 캐릭터 중심 작품이라 욕심났죠"

데뷔 20주년…"여유로워지고 단단해져"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처음엔 제가 작품에 잘 묻을까 걱정했지만 촬영하는 내내 '이런 장르도 재미있구나' 생각했어요. 여기저기 구르고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피, 땀, 눈물을 흘리면서 묘한 쾌감을 느꼈죠."

배우 박보영(36)은 2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시리즈 '골드랜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첫 장르물 도전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금괴를 손에 넣은 '김희주'가 탐욕과 배신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장르물이다. 박보영은 1500억원 규모 금괴 밀수 사건에 휘말리면서 욕망에 눈을 뜨는 세관원 김희주 역을 맡았다.

박보영은 종영 소감에 대해 "어제 출연한 배우들과 연락했는데 다들 끝이라고 하니까 허전하다고 했다"며 "매번 그렇지만 희주를 보내려니 시원섭섭한 것 같다"고 했다.

박보영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범죄 장르물에 도전했다. 그동안 '뽀블리'로 불리며 밝은 이미지의 배역으로 사랑을 받은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출연 계기에 대해 "범죄 장르물이 대부분 남성 배우 중심인데 '골드랜드'는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된 작품"이라며 "욕심으로는 하고 싶은데 대본을 봤을 때 희주라는 캐릭터가 어울릴지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괴가 손에 들어와도 다시 돌려줄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박보영이 욕심을 내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와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라는 김성훈 감독님의 말씀에 설득돼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박보영은 금괴를 손에 넣은 뒤 욕망과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된 김희주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 중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피폐해지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감량을 하고, 총을 맞는 등 다양한 액션신도 소화해야 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의 맨얼굴과 갈수록 피폐한 얼굴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고민을 많이 했다. 눈빛의 변화에 신경을 쓰려고 했다"며 "모니터를 보면서 저도 처음보는 얼굴이 나온 것 같아 재밌게 촬영했다"고 했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을 위해 3㎏를 감량했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이 희주가 뒤로 가면 갈수록 말랐으면 좋겠다고 부탁해서 체중을 많이 뺐다"며 "그렇게 살을 빼니 촬영하면서 기운이 없었다. 후반부 희주의 대사도 대부분 힘이 빠진 대사들이 많아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총을 사용하는 액션신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총을 처음 들었을 때 무거워서 깜짝 놀랐다. 대사에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이 되질 않았다"며 "총을 맞는 장면에선 감정 연기 말고도 기술적으로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았다. 다들 액션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극 중 희주처럼 금괴를 손에 얻는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지금 제 삶에 만족하는 편"이라면서도 "솔직히 눈앞에 거금이 있으면 욕심을 안 낼 사람이 있을까 싶다. 저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안 났다면 희주라는 역할도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보영은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드라마 '미지의 서울'로 방송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 소감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지쳐있었던 자신의 감정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중에 수상 소감을 봤는데 그렇게 길게 이야기했는지 몰랐다"면서도 "항상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작품에서 제 가치와 쓰임을 증명해야 다음이 온다. 제가 만약 잘 해내지 못 하면 한두 번의 기회는 더 있을 수 있어도 그 이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위를 둘러보면 잘하는 분들이 많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어릴 때부터 남들과 비교하고, 그걸 당연히 받아들인 것 같다"고 했다.

주변의 조언과 팬의 응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현장에서 만난 선배님들은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면 명확하게 방향을 제안해주셨다. 팬 분들도 항상 응원해주셨다"며 "덕분에 '작품을 꾸준히 하는 게 가치를 증명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상에 의미를 두진 않는데, 이번 만큼은 의미를 둬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든든하게 지원해 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일을 하다 지칠 때 가족의 도움이 컸다. 부모님도 어릴 때 '너무 힘들면 그만해. 엄마, 아빠가 너 뭐 하나 못 먹여 살리겠니'라는 말을 매번 해줬다. 이제는 언니, 형부, 동생도 그렇게 말을 해준다"고 했다.

아울러 "도피처가 있다는 생각에 '해볼 만큼 해보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며 "배우라는 직업에 너무 잠식되면 힘들 거 같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감정과 에너지를 쏟아야 되는 일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박보영에게 올해는 수상에 이어 데뷔 20주년이라 의미가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팬들을 위한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그는 "20년이라고 떠들썩하게 지나가고 싶진 않았다"면서도 "20년이 중간이나 끝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간보고서 같은 느낌으로 지금의 제 얼굴과 제가 했던 대본들을 보여드리는 정도로 기념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했다.

어느덧 30대 배우가 된 박보영은 "'무르익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장르도 도전하고, 20주년이라는 기간도 맞이하고 큰 상도 받았다. 저도 예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지고 단단해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그저 이 일을 열심히 오래 해야 하고 싶다"며 "예전엔 앞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얘기했는데 이제는 자신감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보영은 잠시 쉬면서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는 "다음에는 밝고 예쁜 작품을 하고 싶다"며 "팬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테니 최대한 빠르게 재정비해서 다음 작품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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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5/29 10:40: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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