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제도에 대한 개선 권고 의결
"대포폰 방지 취지 좋지만 민감한 생체정보 보호 대책과 법적 근거 부족"
"정식 시행 전 대체 인증수단 마련하고 수탁사 관리·감독 강화해야"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추진하던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제도에 제동이 걸렸다. 취지는 좋으나 국민의 민감한 생체정보를 다루면서 보호 대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위는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개선 권고를 의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 정부 합동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일환으로 같은 해 12월 23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제시된 신분증의 얼굴 사진과 신분증 소지자의 실제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안면인증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까지 시범 운영한 뒤 안면 인식 오류와 이용자 불편, 유통점 현장 적용 문제 등을 보완해 안면인증제를 본격 시행할 계획이었다.
휴대전화 개통에 얼굴정보 필수?…개인정보위 "실질적 선택권 필요"
과기정통부는 제도 시범 도입 후 하루 만에 긴급 설명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안면인증 과정에서 신분증 얼굴 사진과 실시간 얼굴 영상을 대조해 동일인 여부만 확인하며 인증 결과도 일치·불일치 값만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얼굴 영상이나 생체정보는 별도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지 않고 인증 완료 즉시 폐기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제도 설계 단계에서 개인정보 보호 관점의 검토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위는 과기정통부가 일반 개인정보보다 엄격히 관리되는 생체인식정보를 본인확인 수단으로 시범 도입하면서 제도 필요성, 적용 범위, 처리 방식, 정보주체 권리 제한 가능성 등을 사전에 충분히 따져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생체인식정보는 법적인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안면정보를 본인인증 수단으로 쓸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개인정보위는 특히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안면인증 동의를 받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용자가 휴대전화를 개통하려면 사실상 안면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라면 동의를 거부하기 어렵고 정보주체의 실질적 선택권이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수탁사 시스템에서 처리되는 정보 역시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체 인증 수단 마련하거나 법적 근거 세워야…정식 시행 전 보완 요구
![[서울=뉴시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2026년 제10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5.28.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27/NISI20260527_0002146505_web.jpg?rnd=20260527172548)
[서울=뉴시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2026년 제10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5.28.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개인정보위는 과기정통부에 제도를 정식 시행하기 전 보안 중심의 설계 원칙을 반영하라고 권고했다.
가장 먼저 안면정보를 쓰지 않는 대체 인증 수단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을 주라는 취지다. 대체 수단이 없다면 법령에 민감정보 처리 근거를 명확히 다져야 한다.
제도 도입 이후에도 대포폰 방지 효과가 실제로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도 요구했다.
투명성 확보도 권고 사항에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안면인증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통신사 역시 실제 개인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안면인증 시스템에는 꼭 필요한 최소 정보만 남겨야 한다. 대조가 끝난 원본 사진과 안면정보는 즉시 파기해야 한다. 개인정보위는 과기정통부가 통신사의 파기 과정을 철저히 지도하고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개선 권고 사항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안전한 개인정보 처리 환경 속에서 보이스피싱 예방 대책이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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