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저승사자' 공정위 조사국 부활…중립성 확보는 과제

기사등록 2026/05/28 06:00:00

최종수정 2026/05/28 06:06:24

플랫폼·대기업집단 복합 사건 전담 조사

주병기 "정권 아닌 국민 기준 조사할 것"

사건 선정 투명성·절차 정당성 확보 과제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5.27.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점조사기획단 신설을 공식화하면서 2005년 사라진 조사국 기능이 사실상 부활했다.

공정위는 플랫폼·민생 독과점·대기업집단 등 대규모 복합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지만, 강한 조사 권한을 가진 조직이 다시 생기는 만큼 사건 선정의 객관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전날(27일)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 조직·인력 237명 추가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확충안의 핵심은 국 단위 중점조사기획단 신설이다.

중점조사기획단은 기존 중점조사팀을 확대 개편한 40명 규모로 운영되며 중점조사 1·2·3담당관 등 과 3개가 배치된다.

공정위 조사국은 과거 대기업 전담 조사조직으로 '재벌 저승사자'로 불렸지만 업계 반발 등으로 2005년 폐지됐다.

이후 관련 기능은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 등으로 분산됐고, 문재인 정부 당시 대기업집단 감시를 위해 기업집단감시국이 신설됐다.

이번 중점조사기획단은 과거 조사국과 조직 명칭은 다르다.

하지만 특정 행위 유형별로 나뉜 기존 조사 체계와 달리 플랫폼, 민생 밀접 독과점, 대기업집단 등 중대 법 위반 행위와 대규모·복합 사건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조사국과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위원장은 기존 조사 방식의 한계를 중점조사기획단 신설 배경으로 들었다.

주 위원장은 "플랫폼 관련 다양한 법 위반이 결합된 복합적인 중대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정위가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은 관련 조직이 나뉘어 하나의 복합적 사건을 부분부분 들여다보면서 조사하고 제재하는 방식"이라며 "1+1은 2가 아니라 3, 4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약관, 자사우대, 끼워팔기, 입점업체 갑질, 소비자 피해 등이 하나의 플랫폼 사건에 복합적으로 얽힐 수 있는데 기존 부서별 조사로는 전체 구조를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기업집단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익편취, 부당지원, 계열사 누락, 지정자료 허위 제출 등이 별개 사건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총수 일가 지배력 확대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주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중대 법 위반 행위들, 가령 사익편취나 부당지원, 부당한 방식의 경영 세습은 글로벌 기술경쟁 상황에서 적절한 환경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조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난이도 높은 중대 사건들에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조직이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고 했다.

공급망 위기나 민생 물가 불안 국면에서 기동대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점도 중점조사기획단의 주요 기능으로 제시됐다.

주 위원장은 "공급망 위기와 같은 국가 중대 사태의 경우 신속히 민생 사건을 전국 단위로 처리할 수 있는 기동대 같은 조직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중점조사기획단 신설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인력 부족 문제도 있다.

주 위원장은 "현재 공정위가 갖고 있는 사건 부담이 해외 경쟁당국 직원의 1인당 부담으로 따진다면 5배 이상, 많게는 10배 가까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동 사태나 지난해 쿠팡 관련 사태에 대응하면서 기존 사건처리 조직이나 정책 조직이 기존에 맡고 있던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고 했다.

다만 강한 조사조직이 다시 만들어지는 만큼 우려도 작지 않다.

중점조사기획단이 과거 조사국처럼 다른 부서의 '옥상옥'이 되거나 정권 입맛에 맞는 조사에 편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점조사기획단이 실제로 어떤 사건을 우선 조사할지, 기존 시장감시국·카르텔조사국·기업집단감시국과 사건 배분을 어떻게 할지 등도 쟁점으로 남는다.

사건 선정 기준이 불투명하면 특정 기업이나 특정 업종을 겨냥한 표적 조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기존 부서와 역할이 겹치면 조직 확대에도 불구하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피심인 방어권 보장과 심의 독립성도 중요하다. 조사 기능이 강해질수록 조사 착수, 자료 확보, 심사보고서 작성, 전원회의 심의 단계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더 엄격하게 요구된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는 정권 입맛이 아니고 국민 기준에서 국민 삶을 개선하는 지향점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정치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중대 불공정 행위를 제재하는 국민 입맛에 따라 중점조사기획단이 구조적 문제 해결에 특화된 조직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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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승사자' 공정위 조사국 부활…중립성 확보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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