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초과이윤 배분 기준, 정부 아닌 사회적 대화로"[일문일답]

기사등록 2026/05/27 15:05:37

최종수정 2026/05/27 16:18:27

김영훈 노동장관, 27일 출입기자단과 차담회

"반도체, 이미 공공재…정부 중재 노력 필요"

노동부, 내달 1일 사회연대 임금 토론회 개최

"정부 가이드라인 아냐…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세종=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7.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7.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관련해 "어떠한 나쁜 합의도 좋은 판결보다 낫다"며 "대화로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칭찬해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대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 논의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정하겠느냐. 노사자치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풀어야 한다"며 "내달 1일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부 출입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기업 초과이윤 재분배, 노란봉투법, 정년연장 등 주요 노동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

-삼성전자 노사 합의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 나쁜 합의도 좋은 판결보다 낫다. 우리가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 낫다고 하듯, 당사자 합의가 어떤 판결보다 낫다는 측면에서 평가하고 싶다.

삼성전자가 기술은 세계 제일이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노사관계에 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노조 역시 신생노조다. 어마어마한 초과이윤 앞에 쉽지 않은 과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로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칭찬해줘야 한다고 본다.

저는 대화만 촉진했고 자율교섭 형식으로 잠정합의에 이른 것이다. 주인공은 노사 당사자다. 그런 차원에서 당사자가 합의한 내용을 제3자가 좋다, 나쁘다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삼성전자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됐다.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같은 기업 내에서도 차이가 너무 크고, 또 어느 정도 차이는 용인되지만 너무 큰 차이가 나니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결됐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합의 정신에 기초해서 노조는 약속했던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안정화, 사용자는 삼성전자라고 하는 국민기업이 꼭 잊지 말아야 할 협력업체 동반성장, 지역사회 공헌, 산업안전에 대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개별 사업장 노사분쟁에 정부가 개입한 것이 민간 자율교섭 침해라는 지적이 있다.

"그런 비판을 할 수는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형식과 실질이다. 삼성전자는 사기업의 형식을 띠지만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도체는 공기와 같은 것이 돼버렸다. 공장의 형식은 민간인데 재화가 공적이라고 하면 이 재화의 성격이 공적인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또 삼성전자는 국민기업이 아닌가. 국민 10명 중 1명이 주주이고 세금이 투입됐고 전력과 용수도 들어갔다. 저는 정부가 마땅히 중재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유사한 사례에도 계속 개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사회혁신이 필요하다. 기술혁신에 조응하는 사회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이번 삼성전자 노조운동은 배타적인 정규직 중심으로 나타났고,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정책적·제도적 해법이 있나.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 오늘날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만든 배경은 무엇인가부터 진단해야 대책이 나올 것이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판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지만,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정규직 중심의 배타적 이익 중심의 노동운동이 아니라 최소한 기업 내 원하청 함께 살자고 하는 교섭의 문을 여는 것이다. 또 이번 교섭이 어려웠던 이유는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노사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10년간 제도화한 것 때문인데, 이는 노조법이 개정되기 전 일이다. 저는 노란봉투법을 개정해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다음주 월요일(6월 1일)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지에 대해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론을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번 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이론적으로 깊이 성찰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자 한다."

-초과이익 분배 방법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텐데, 토론회 외에 다른 절차를 생각하는 게 있나.

"긴급토론회는 시론이다. 대화의 문을 열자는 것이다. 해법에 대해서는 각계각층, 노사 당사자는 물론이고 이 문제에 대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제안드리고 싶다.

정부는 적극 지원하겠다. 연구면 연구, 실태조사면 실태조사, 그런 것들을 통해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논의 방향성은 제가 계속 말하고 있는 '함께 살자'다. 가칭 한국형 사회임금연대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토론회라고 하겠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을 만나 고용노동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6.05.27.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을 만나 고용노동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초과이윤은 초과세수를 말하는 것인가.

"초과이윤이라고 하는 것은 세금을 빼고 남는 이윤을 말하는 것이다."

-기업이 거둔 이익에 정부가 관여해 배분하겠다는 뜻인가.

"그럴 권한이 저한테 없지 않나. 다만 전통적 문법으로는 상상을 뛰어넘는 초과이익이 발생한 상황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세금으로 다 내고 나서 남는 이익을 과연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가.

초과세수를 통한 재분배는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것은 세금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모델의 취지를 명확히 설명해달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경제민주화의 핵심이 동반성장이라고 했다. 이걸 노사문제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제가 얘기하는 것은 원하청 간 동반성장,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이다. 지금까지 동반성장과 상생협약 등을 많이 얘기해왔지만 지금까지도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고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노사관계로서 동반성장, 한국형 경제민주화, 제 표현대로 하면 '함께 살자'다. 국부가 축적되는 방향으로 사회적 대화를 이끌고 싶다."

-하청·협력업체와 성과급을 배분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노동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은 있나.

"정부가 어떻게 가이드라인 정하겠나. 노사자치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풀어야 한다. 그래서 긴급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것이고, 그 속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이 있지만, 저는 논의만 제시할 뿐이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결이 추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별 기업이 사회적 논의 결과를 따르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

"어려운 문제만 있으면 사회적 대화로 풀겠다고 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의 힘을 보지 않았나.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는 대화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화의 힘을 믿는 불굴의 의지와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다. 최소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불굴의 의지가 있고,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통해) 대화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회적 대화는 해법을 찾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드린다."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와 관련한 협력업체와 국민적 박탈감은 대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지 않나.

"대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은 타당하다. 협력업체만 상실감이 있겠나. 국민도 상실감이 있다. 하지만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인생살이에 그런 게 어디 있나. 하지만 그 속에서 최선을 찾아야 한다.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DS 부문의 60%는 엔지니어다. 우리는 '의대망국론'을 통해 이공계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중국으로의 인재 유출을 어떻게 막을지 논의하지 않았나. 엔지니어들에 대한 문제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개정 노조법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보나.

"개정법은 시행된 지 3개월도 안 됐고, 어찌 보면 신생아에 가깝다. 잘되고 있는지 안 되고 있는지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노사 모두가 정해진 룰에 기초해서 대화를 제도화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노동부가 추진 중인 정년연장, 근로자 추정제, 일터기본법의 입법 계획도 궁금하다.

"정년연장은 더불어민주당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논의가 많이 숙성됐다고 본다. 근로자 추정제, 일터기본법은 여전히 신뢰자산의 문제다. 노사 모두 반대하고 있는데, 제가 국정과제라고 해서 밀어붙일 수는 없다.

경영계에서는 근로자 추정제를 시행하면 모두가 근로자가 된다는 오해가 있고, 노동계는 전체 근로기준법을 확장하면 될 일이지 왜 제3의 법을 만드느냐고 반대한다. 당사자가 싫다는 법을 제가 노사자치주의를 주장하면서 할 수는 없었다. 더 설득하고 설득도 당하고 하겠다. 정기국회를 목표로 세워서 추진해보겠다."

-정년연장은 태스크포스(TF)안이 나오면 그대로 입법되나.

"입법 과정에서 정부 의견이 나오지 않겠나. 제가 현재 의견을 말씀 드리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는 입장에서 정부 입장을 내는 것이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최저임금 논의와 연결되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도 궁금하다.

"노동부는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도급노동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주십사 부탁드렸다. 그 논의가 시작된 데에 의의가 있다.

다만 이것 역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임위가 '최저시급 1만원 시대를 열자' 이런 수량적인 목표를 제시했던 것에서 모두의 최임위로 가는 전환점에 있다고 본다.

최임위는 독립적인 기구이고, 사회적 대화 기구의 원조격이다. 이해관계가 격렬하게 충돌할 수 있는데, 잘 조절하고 조율하면서 합리적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노동장관 "초과이윤 배분 기준, 정부 아닌 사회적 대화로"[일문일답]

기사등록 2026/05/27 15:05:37 최초수정 2026/05/27 16:18:27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