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까지 22분"…美에스컬레이터 사망 사고 '늑장 대응' 도마

기사등록 2026/05/24 04:00:00

최종수정 2026/05/24 05:36:26

[서울=뉴시스] 미국 보스턴의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 40대 가장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행인들이 그를 외면한 채 지나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국 보스턴의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 40대 가장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행인들이 그를 외면한 채 지나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미국 보스턴의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 40대 가장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행인들이 그를 외면한 채 지나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27일 오전 5시께 매사추세츠만 교통공사(MBTA)가 운영하는 서머빌 데이비스역에서 스티븐 맥클러스키(40)가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

공개된 57분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맥클러스키의 옷이 작동 중인 에스컬레이터 틈새에 끼이면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는 긴박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행인이 다가와 잠시 도와주려 했으나 이내 자리를 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클러스키는 한쪽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움직임을 멈췄다.

충격적인 것은 이후 상황이었다. 맥클러스키가 쓰러져 있는 동안 약 12명의 승객이 그를 지나쳐 갔다. 일부는 흘깃 쳐다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를 아예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시한 채 갈 길을 갔다.

결국 한 행인이 911에 신고를 접수하기까지는 무려 18분이 걸렸다. 신고가 접수된 지 몇 분 후 교통 당국 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에스컬레이터 비상정지 버튼을 눌렀다. 직원이 맥클러스키에게 최초로 접근해 조치를 취하기까지는 사고 발생 후 22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교통 당국의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고 지적했다. 40년 경력의 에스컬레이터 인프라 전문가 로버트 코튼은 "대응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대중교통 기관은 승객에게 최고 수준의 안전 주의 의무를 지는 공공 운송업자다. 누군가 상황을 인지했다면 즉각 조치했어야 했다"고 MBTA 측의 과실을 비판했다.

서머빌 소방서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맥클러스키는 이미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그의 옷이 에스컬레이터 안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가면서 목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었고, 등 부위의 피부 조직까지 기계에 끼인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이 약 30분 만에 그를 기계에서 빼내면서 심장 박동이 일시적으로 돌아왔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후 혼수 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고 10일 만에 숨을 거두었다.

목수로서 개인 사업을 운영해 온 맥클러스키의 부고에는 고인의 따뜻했던 성품이 그대로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유족들은 부고를 통해 "그는 뚝심 있고 유머 감각이 뛰어났으며 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라며 "사람들과 몇 시간씩 이야기 나누며 고민을 들어주고, 주변에 해결해야 할 문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나 가장 먼저 손을 내밀던 든든한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비판이 일자 MBTA 측은 서면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끔찍한 사고"라고 표현하며 "누구나 빨간색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에스컬레이터를 멈출 수 있다. MBTA 직원들은 모든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시민을 돕고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교통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맥클러스키의 누나인 섀넌 플래허티는 "공공장소에서 내 동생이 보호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 메리 플래허티 역시 눈물을 흘리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고, 아무도 멈춰 서서 도와주지 않았다"며 "단 한 명이라도 시간을 내어 아들을 도와줬다면 오늘 여기에 살아 있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구조까지 22분"…美에스컬레이터 사망 사고 '늑장 대응' 도마

기사등록 2026/05/24 04:00:00 최초수정 2026/05/24 05:36:26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