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합 "노란봉투법 시행 전 사건, 하청노조 교섭권 없다"(종합)

기사등록 2026/05/21 15:37:30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 교섭 요구 인정 안 해

2016년 단체교섭 분쟁…노봉법 이전 법리 유지

조희대 등 8명 "사건 무관한 법리 선언 못 한다"

오경미 등 4명 노봉법상 '실질적 지배력설' 지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HD현대중공업 원청 사용자성 쟁점 단체교섭 청구와 두피·서화 문신 시술 관련 무면허 의료행위 등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HD현대중공업 원청 사용자성 쟁점 단체교섭 청구와 두피·서화 문신 시술 관련 무면허 의료행위 등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노란봉투법' 시행 후 대법원이 약 8년간 결론을 내리지 않던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단체교섭 분쟁에 대해 전원합의체를 열었으나,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의 하청 교섭요구에는 시행 전 법에 따른 법리를 따라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하청 노동조합들의 교섭요구를 둘러싼 다른 법적 분쟁에서 원청 측에 유리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노조가 소송을 낸 지 9년여 만, 2심 선고 뒤 7년 6개월여 만의 결론이다.

조희대 등 "노란봉투법, 시행 후 사건부터 적용"

쟁점은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취지를 법 시행 전 제기된 교섭요구 소송인 이 사건에 적용해야 하는지였다.

개정 노조법 2조는 '사용자'의 정의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추가해 원청의 교섭 의무를 넓혔다.

법정의견에 참여한 조희대 대법원장 등 8명은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는 않았어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은 사내 하청에 대한 교섭의무가 없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셈이다.

대법원은 "사법의 본질은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므로, 구체적 사건과 무관한 추상적 법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며 "향후 개정 노조법이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입법 목적에 맞게 새로 추가된 조문의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HD현대중공업 원청 사용자성 쟁점 단체교섭 청구와 두피·서화 문신 시술 관련 무면허 의료행위 등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HD현대중공업 원청 사용자성 쟁점 단체교섭 청구와 두피·서화 문신 시술 관련 무면허 의료행위 등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5.21. [email protected]
이는 국회 등 입법자의 의도를 따른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입법자(국회 등)는 대법원의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제2조에 후문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입법적 결단을 해서 법을 개정한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하청 노조의 활동을 침해한 원청의 지배·개입 행위를 근거로 '사용자성'을 인정한 2010년 3월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대법원은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는 근로자와 사용자 간 개별 근로계약 관계의 존재 여부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원청이 지배·개입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오경미 등 4명 반대…원청 '실질적 지배력' 지지

주심인 오경미 대법관을 비롯한 이흥구·신숙희·마용주 대법관 4명은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따라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설령 개정 전 구법을 적용하더라도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는 법리는 "논리적 정합성이나 헌법 정신에 맞는 구체적 타당성 모두 상실됐다"고 밝혔다.

원청이 하청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 구체적으로 지배 및 결정할 수 있다면 단체교섭 의무가 있다는 '실질적 지배력설'을 쫓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 대법관 등은 "노동3권 가운데 단체교섭권이 가장 중핵"이라며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헌법이 노동3권을 직접 보장하는 취지 및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원들이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청구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원들이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청구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21. [email protected]
다수 의견과 달리, 노란봉투법의 입법은 사용자의 범주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실질적 지배력설'을 채택한 하급심 법원과 중앙·지역 노동위원회 등 당국의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도 밝혔다.

노란봉투법 이후 첫 판결 '교섭 불허'…파장 예상

금속노조는 2017년 1월 회사를 상대로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단체교섭 청구를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가 하청 근로자들에게 단체교섭의무를 지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1·2심은 대법원이 종전에 판시한 기준과 요건을 바탕으로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사내 하청 근로자들에 대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지를 살폈다.

대법원은 1986년 12월부터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며 '근로자와의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고 근로를 제공 받으며 임금을 지급하는 목적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맺었는지 여부'를 잣대로 삼아 왔다.

1999년 11월 하청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원청 근로자로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도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사내 하청업체가 독자성·독립성이 없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불과한지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지시 권한을 실질적으로 원청이 행사하는지 ▲하청 근로자들의 임금체계를 지배·결정하는 주체가 원청인지 여부가 인정돼야 한다는 기준이다.

HD현대중공업 사건의 1심은 사내 하청업체 또는 하청 근로자들이 위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봤다.

현재 법원에는 같은 쟁점으로 다투고 있는 CJ대한통운, 현대제철, 한화오션, 백화점·면세점 노조 등의 사건이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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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노란봉투법 시행 전 사건, 하청노조 교섭권 없다"(종합)

기사등록 2026/05/21 15:37:3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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