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사이드갤러리서 6월 13일까지

아트사이드갤러리 한애규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흙은 가장 무거운 물질이지만, 한애규의 손에서는 물처럼 흔들린다.
한애규 개인전 ‘푸른 그림자’가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6월 13일까지 열린다. 한국 현대 도예의 지평을 넓혀온 테라코타 작업 위에 푸른 유약의 깊이를 더해, 흙과 물, 존재와 그림자의 감각을 공간 전체로 확장한 전시다.

<두 그림자2>, 2025, ceramic, 58x46c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의 출발점은 작가가 바닷가에서 목격한 자신의 그림자다. 물결 위에 흔들리며 드리워진 푸른 그림자는 한애규에게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존재가 그 자리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현존(presence)’의 흔적이었다.
작가는 “바다와 그림자에 대한 기억은 너무 강렬해 도시의 회색 벽과 계단, 작업실 입구까지 따라왔다”며 “사방에 드리워진 푸른 그림자가 가슴을 일렁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대형 테라코타 조형물과 물결 형상 작업들은 작가가 온몸으로 밀어붙인 시간과 노동의 결과물이다. 한애규는 여전히 거대한 흙덩이를 직접 다루고 긴 건조와 소성 과정을 견디는 노동집약적 방식을 고수한다.

<검푸른 바다>, 2024, ceramic, 56x35c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번 신작들은 수차례 건조와 가마 과정을 거치며 완성됐다. 작가에게 그 시간은 단순 제작이 아니라 수행에 가깝다. 거친 흙의 표면에는 불과 시간을 견딘 육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애규는 그동안 유약을 최소화한 테라코타 작업을 통해 여성성과 생명력, 대지의 원초적 감각을 탐구해왔다. 풍만한 곡선과 대범한 인물상은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나 주체적 자아를 찾아가는 여성의 서사를 담아왔다.

한애규 <푸른 바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서는 여기에 푸른 유약이 더해졌다. 뜨거운 불을 통과한 흙은 역설적으로 물의 속성을 획득하고, 층층이 겹쳐진 푸른 물결 형상은 바다의 심연 같은 깊이를 만들어낸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한애규 개인의 기억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발밑에 존재했던 삶의 흔적을 돌아보게 한다”며 “거친 흙과 유연한 그림자가 교차하는 공간 안에서 관람객은 스스로의 존재를 다시 감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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