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도 귀하고 아름답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기사등록 2026/05/19 17:50:39

문해학교에서 한글 배우는 할머니들 실화 바탕 창작 뮤지컬

작년 2월 초연…올해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3관왕

"너무 소중해 허투루 할 수 없어"…"나이 먹는 일, 두렵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5.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5.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대통령님께서 이 공연을 봐주신다면, 늦게라도 배우고 꿈꾸는 모든 분들께 응원이 되고 당신의 삶도 충분히 귀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가 전해질 것 같습니다."

배우 김지철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프레스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초대장을 보냈다.

작품에서 다큐멘터리 PD 역으로 출연하는 김지철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 대한 질문을 받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재명 대통령님"을 외쳤다.

지난 3월 이 대통령 부부가 대학로를 찾아 뮤지컬 '긴긴밤'을 관람했을 당시 같은 건물에서 다른 공연을 하고 있었다며 아쉬워한 그는 미리 휴대폰에 적어온 글을 읽으며 공연 관람을 청했다.

그는 "우리 공연은 할머니들이 평생 가족을 위해 살다가 뒤늦게 자기 이름을 쓰고, 자기 마음을 시로 쓰기 시작한 분들의 이야기"라며 "할머니들의 시 한 줄, 노래 한 소절 안에 인생이 있고, 그 인생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이 있다"고 소개했다.

영란 역을 맡은 김아영도 "'긴긴밤'에 나오는 펭귄만큼이나 귀여운 할머니들이 네 명이나 나온다"고 거들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5.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5.19. [email protected]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평생 글을 모르는 설움을 숨기고 살았던 할머니들이 문해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고 일상의 설렘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실화 기반의 창작 뮤지컬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을 원작으로, 실제 문해학교 할머니 학생들이 쓴 시가 뮤지컬 넘버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2월 초연한 작품은 올해 1월 열린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미만), 극본상, 연출상 등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지난 15일 재연의 막을 올리며 다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오경택 연출은 "진정성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며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할머니들의 시로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할 수 있는 건 뮤지컬의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하진 작가는 "원작 에세이와 영화에 '설렘'이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작품을 쓰면서 '설렘'을 놓치면 안 되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가사를 쓰면 포장과 가공을 해야 하는데, 할머니들이 툭 던진 몇 줄의 시가 인생을 대변하고 뭉클하게 만들더라"고 보탰다.

이번 재연에서 춘심 역으로 새로 합류한 차청화와 김나희는 설렘을 드러냈다.

차청화는 "모든 가사와 장면 하나하나에 우리 할머니들이 있다. 너무 소중해서 허투루 할 수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나희는 "열정과 설레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반성도 하고, 나이 먹는 게 두렵지 않고 재밌는 일일 수 있다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생겼다"며 "자부심이 넘치는 공연"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배경이 칠곡인 만큼 사투리 연습에도 공을 들였다. 경상도 출신이 아닌 배우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인순 역으로 출연하는 김미려는 "전라도 여수 출신"이라며 "연습 때부터 헷갈려서 나도 모르게 전라도 사투리가 나올 때가 있더라. 아직도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초연 때부터 분한 역을 맡고 있는 강하나 역시 전라도가 고향이다. 강하나는 "낭독 공연부터 대본을 놓고 악보를 그리듯 억양과 뉘앙스를 살리는 훈련을 했다"며 "일상생활에서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19. [email protected]

배우들이 무대에서 선보이는 건 칠곡 할머니들의 '말맛'뿐이 아니다. 뒤늦게 꺼내 든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도 관객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평생 가수의 꿈을 안고 살아온 춘심을 연기하며  극 중 넘버 '내 꿈은 가수'를 부르는 박채원은 "눈물이 나서 목이 메일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라 30, 40대만 해도 '꿈이 뭐냐'는 질문을 그냥 넘기게 되는데, 90세를 앞둔 할머니가 '내 꿈이 그거였어'라고 말하는 순간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이어 "관객들도 '내 꿈이 뭐였지'를 생각할 수 있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연은 다음 달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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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도 귀하고 아름답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기사등록 2026/05/19 17:50:3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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