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자작나무에 천착한 사진가…이만우 ‘침잠의 숲’

기사등록 2026/05/20 00:03:00

공근혜갤러리서 26일부터 개인전

프랜시스 베이컨 같은 숲의 진동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흔들리는 가지들이 마치 털이 아니라 ‘시간의 결’처럼 보인다.  나무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바람 속에서 존재가 해체되며 다시 생성되는 장면 같다. 프랜시스 베이컨 회화의 진동감과 동양 수묵의 기운생동이 동시에 스친다. 사진인데 회화처럼 읽힌다.

사진가 이만우가 자작나무에 천착해온 15년의 시간을 담은 두 번째 개인전 ‘자작: 침잠의 숲’을 공근혜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오는 26일부터 6월 6일까지 열린다.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2022년 공근혜갤러리 개인전 이후 더욱 깊어진 작가의 시선과 태도를 보여준다. 이만우는 강원도, 몽골, 내몽골, 시베리아 등을 오가며 자작나무 숲을 촬영해왔다. 혹독한 자연 속에서 오랜 기다림 끝에 빛과 풍경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 작업들이다.

작가는 자연을 정복하거나 소유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의 사진은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대상 앞에 오래 머무르는 겸허한 태도를 드러낸다. 쓰러진 자작나무에서는 상실과 회한의 감정을, 곧게 선 자작나무에서는 순백의 고결함과 침묵의 시간을 길어 올린다.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에서는 사진과 영상 작업이 함께 소개된다. 숲과 물가, 바람과 빛이 교차하는 장면들은 단순한 풍경 기록을 넘어 존재와 시간에 대한 사유를 환기한다. 자연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는 작가의 태도 역시 전시 전반에 스며 있다.

이만우는 작가 노트에서 “숲과 물가에 곱게 누운 순백의 자작나무, 물결과 바람의 숨결이 시간을 멈추게 한 듯 고요하다”며 “나는 침잠의 숲에 화석처럼 머문다”고 적었다.

공근혜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자작나무라는 하나의 주제를 평생의 과업처럼 탐구해온 작가의 집요함과 겸허함을 보여준다”며 “관람객은 사진과 영상 속 자작의 형상 너머로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만우, 자작, South Korea, Gangwon stat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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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자작나무에 천착한 사진가…이만우 ‘침잠의 숲’

기사등록 2026/05/20 00:03: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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