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정치화 논란에 내부 갈등까지…대법관들 공개 설전

기사등록 2026/05/19 17:49:52

트럼프 관세 무효화·흑인 선거구 판결 놓고 보수·진보 대립

케이건·잭슨 공개 반발에 알리토 맞대응…"내부 관계 악화"

[워싱턴=AP/뉴시스]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건물. 2025.11.06.
[워싱턴=AP/뉴시스]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건물. 2025.11.06.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정치화 논란과 더불어 내부 불화 문제에 휩싸이고 있다. 주요 판결을 둘러싸고 대법관들 간 공개 비판과 설전까지 이어지면서 대법관들 사이의 긴장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 시간) 미 대법원 대법관들이 최근 공개 석상에서 잇달아 내부 갈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 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둘러싼 결정과 흑인 참정권 보호를 위한 투표권법 관련 판결들로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과 선거구 조정 문제 등을 둘러싼 판결이 잇따르면서 보수·진보 진영의 반발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관세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반대한 대법관들을 향해 "우리 국가에 대한 수치(disgrace)"라고 강하게 비난했으며 자신이 임명한 닐 고서치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향해 "그들은 자신을 임명한 사람에게 충성했어야 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흑인 유권자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한 루이지애나주 선거구 조정이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전원이 찬성했고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반대했다.

판결 이후 공화당은 테네시와 앨라배마 등 흑인 유권자들이 집중된 민주당 우세 선거구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으며 이에 반발한 흑인 단체들은 이번 주말부터 남부 각지에서 항의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워싱턴=AP/뉴시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3월 31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밝게 웃고 있다. 2022.04.08.
[워싱턴=AP/뉴시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3월 31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밝게 웃고 있다. 2022.04.08.

이 같은 정치화 논란 속에서 대법관들 사이의 공개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구 관련 판결 이후 진보 성향 대법관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이례적으로 법정에서 반대의견을 직접 낭독하며 "다수 의견이 투표권법 해체를 완성했다"고 비판했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별개의견에서 "법원이 스스로 제약을 풀어버리고 정치적 논쟁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원칙은 힘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보수 성향인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근거 없고 전적으로 무책임한 비난"이라고 반박했으며 클래런스 토마스와 닐 고서치 대법관도 알리토 대법관의 의견에 동참했다.

일부 대법관들은 공개 행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법원의 중립성을 강조하며 정치화 논란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사람들이 대법관들을 단순한 정치적 행위자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법원의 역할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고 말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역시 "대중은 대법관들이 정치인처럼 행동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법원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NYT는 공개적으로 법원의 중립성을 강조하는 발언과 달리 대법관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예전보다 냉랭해졌다고 전했다.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대법관들끼리 예전처럼 함께 식사하거나 어울리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말해 내부 분위기 변화를 언급했다.

NYT는 1991년부터 재직해온 토머스 대법관조차 최근 대법원 내부 분위기가 과거보다 훨씬 냉랭해졌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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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정치화 논란에 내부 갈등까지…대법관들 공개 설전

기사등록 2026/05/19 17:49: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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