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긴 한가'…모습 감춘 이란 새 지도자, 종전협상 흔든다

기사등록 2026/05/11 09:30:00

2월 공습 뒤 공개석상서 사라져…AI 추정 사진만 공개, 육성도 없어

강경파 “음성이라도 내라” 요구…美와 합의 수위 놓고 내부 균열

[서울=뉴시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6일 공식 X(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로 들어와 이스라엘의 디모나 핵시설 지도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대만 자유시보는 보도했다. 2026.04.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6일 공식 X(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로 들어와 이스라엘의 디모나 핵시설 지도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대만 자유시보는 보도했다. 2026.04.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2월 공습으로 크게 다친 뒤 공개석상에서 사라지면서 미국과의 종전협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란 당국은 그가 신변 안전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새 사진이나 육성조차 공개되지 않으면서 생존 의문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이란 지배층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새 최고지도자의 침묵과 부재가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에 따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2월 공습으로 중상을 입었다. 이 공습으로 그의 아내와 아들,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숨졌다. 이후 이란 국민이 새 지도자에게서 직접 확인한 것은 그가 쓴 것으로 알려진 메시지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되거나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뿐이었다.

이란 정부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새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고, 육성 녹음도 내놓지 않았다. 전임 최고지도자가 신변 위협을 받을 때 음성 메시지를 내놓았던 것과도 대비되면서, 이란 내부에서는 그가 실제로 생존해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란 권력층은 전투 기간에는 정치적 메시지를 조율하고 군 지휘체계를 유지하며 단일대오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어느 선까지 합의할지를 두고는 내부 균열이 커지고 있다.

일부 강경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에 하메네이가 최소한 음성 메시지라도 공개해 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혀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전통적으로 주요 안보 사안의 최종 결정권자 역할을 해왔고, 과거 지도자들도 중대 국면마다 직접 방향을 제시해왔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을 끝낼 때 루홀라 호메이니 초대 최고지도자는 휴전을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일”에 비유하며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도 2015년 핵합의로 이어진 협상과 합의 자체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테헤란=신화/뉴시스] 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추모하고, 그 직을 승계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2026.05.08.
[테헤란=신화/뉴시스] 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추모하고, 그 직을 승계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2026.05.08.
이란 당국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안전 문제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휴전 전 이스라엘은 이란 고위 당국자들을 조직적으로 겨냥해 살해했고, 하메네이도 여전히 이스라엘의 표적 명단에 올라 있다는 것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8일 고위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하메네이를 만났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최근 하메네이와 2시간30분 동안 회동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새 지도자가 실제로 생존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문을 불식시키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9일 밤에는 이란 최고지도자실 고위 당국자가 처음으로 하메네이의 부상 내용을 공개했다. 마자헤르 호세이니는 누르뉴스 영상에서 하메네이가 부친을 숨지게 한 공습 당시 무릎뼈와 등을 다쳤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주장하며, 적절한 때가 되면 하메네이 자신이 국민에게 직접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공개 설명에도 하메네이가 국정을 직접 챙길 만큼 회복됐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표는 회동의 구체적 내용보다 만남의 형식에 초점을 맞췄고, 회동이 언제 어디서 이뤄졌는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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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긴 한가'…모습 감춘 이란 새 지도자, 종전협상 흔든다

기사등록 2026/05/11 09: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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