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 취소' 헌재→법원으로…대법 "소송남발" vs 헌재 "정상화"

기사등록 2026/05/07 15:19:17

최종수정 2026/05/07 16:10:23

與 김용민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법, 헌재 의견서

대법 "신중 검토…범죄를 행정소송에서 따지게 돼"

헌재 "국민 재판청구권 보다 두텁게 보호할 방법"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는 절차를 헌법소원심판 대신 행정소송으로 사실상 변경하는 내용의 여당의 법안에 대해 대법원이 반대, 헌법재판소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05.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는 절차를 헌법소원심판 대신 행정소송으로 사실상 변경하는 내용의 여당의 법안에 대해 대법원이 반대, 헌법재판소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05.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는 절차를 헌법소원심판 대신 행정소송으로 사실상 변경하는 내용의 여당의 법안에 대해 대법원이 반대, 헌법재판소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7일 법조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신중 검토' 의견을 전날 국회에 제출했다.

헌재는 앞서 지난 2월 법사위에 찬성 의견을 냈다.

개정안은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한 당사자가 검찰에 항고한 뒤 기각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행정소송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피의자를 공소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다. 죄가 있지만 재판에 넘기지는 않는 것인 만큼, 혐의를 벗고 수사기관이 이를 더는 재론하지 못하게 하려 하는 당사자에게는 불이익이 된다.

지금은 처분을 취소시키려면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 검찰의 처분으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판단을 받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의자에게 항고, 재항고를 허용하고 항고를 거친 피의자가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존 형사사법체계와 이질적인 제도"라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소유예 처분이 정당했는지 따져보려면 죄가 성립되는지 여부를 살펴볼 수밖에 없는데, 개정안은 이를 형사 사법절차가 아닌 행정소송에서 다루게 만드는 것인 만큼 사법 체계상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공소권 없음', '혐의없음', '죄가 안 됨' 등 불기소 처분도 일종의 행정처분으로 해석될 여지를 주기 때문에 소송 체계의 혼란이 우려된다고도 부연했다.

피해자가 분쟁에 다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점, 검사로부터 죄가 있다고 판단된 피의자에 대한 과잉보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소송 역량 부담도 크다고 설명했다. 헌재가 단심제로 판단하는 지금과 달리, 행정소송을 허용하면 3심까지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5.0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5.07. [email protected]
대법원은 "전국의 연간 기소유예 건수는 약 16만 건가량인데 불복 기회를 일반적으로 확대하는 경우 항고와 행정소송이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헌재는 이와 반대로 기소유예 처분만 유독 법원의 재판을 통해 다툴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재판청구권의 보장 측면에서 미흡한 측면이라고 본다.

헌재는 "일반적 권리 구제 절차인 법원의 재판과 보충, 예외적 권리구제 절차인 헌법소원의 본질과 기능, 헌재와 법원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재정신청 대상이 모든 범죄로 확대된 바 있다"며 "개정안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다 두텁게 보장하면서 사법 시스템 정상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사건 처리에도 큰 부담을 준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접수된 전체 기소유예 처분 취소 사건의 82.3%가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에는 68.7%였으나, 이후에는 매년 82~87%대를 보인다.

지난해 헌재가 선고한 전체 599건 중 47.2%인 283건이 기소유예 처분에 해당했다.

헌재는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은 헌재의 사건 처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심판 업무의 적체를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는 헌법 해석과 위헌 여부 판단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며 "사실관계 확정과 개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문제는 법원의 재판 절차에서 다루도록 하는 것이 사법 시스템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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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 취소' 헌재→법원으로…대법 "소송남발" vs 헌재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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