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서울 전세 분석…신규-갱신 보증금 격차 평균 5300만원
금액은 서초, 격차율은 은평·강동 커…서민들 1억원 추가 부담
전셋값 치솟고 매물 급감…추가 상승 우려에 갱신권 아끼는 세입자들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이중가격'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의 가격 격차가 확대되며, 같은 단지 동일 평형에서도 11억원이 넘는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6일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7만4407건을 분석한 결과, 전세 신규 계약 중위 보증금(5억8500만원)이 갱신 계약(5억3000만원)보다 평균 5500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치로 환산하면 신규-갱신 격차는 약 5300만원, 격차율은 10.4%에 달한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고가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의 절대적인 금액 격차가 컸다. 서초구의 신규-갱신 보증금 격차는 2억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강동구와 은평구가 각각 1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송파구도 88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격차율 역시 높은 수준이다. 서초구는 26.7%로 가장 높았으며, 은평구(22.7%)와 강동구(18.2%)로 나타났다. 이 외에 동대문구(14.3%), 송파구(12.9%), 성북구(12.0%), 노원구(11.1%)도 10%가 넘는 격차율을 기록했다.
특히 격차율 10%를 넘긴 은평·강동 등 외곽 지역에서는 체감 부담이 더욱 크다. 재계약을 포기하고 신규 전세를 구할 경우 기존 보증금의 20%에 가까운 약 1억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지별 사례를 보면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5㎡의 경우, 올해 1~3월 갱신 계약 최저가는 7억8341만원이었으나 신규 계약 최고가는 19억원을 기록해 같은 단지, 같은 평형임에도 무려 11억1659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124㎡ 역시 신규 최고 20억5000만원, 갱신 최저 13억6600만원으로 6억8400만원의 큰 격차가 발생했다.
이러한 이중가격 현상의 배경에는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626건으로 연초 2만3060건 대비 32.3% 줄었다.
매물 부족에 따라 전셋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상승해 약 6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149만원을 기록해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6억원 대를 넘기기도 했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임차인들의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임차인을 보호하는 계약갱신요구권 사용률은 올해 1월 45.5%에서 4월 42.2%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는 향후 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전세가가 더욱 폭등할 것을 우려해 집주인과 합의 하에 갱신권을 아껴두는 시장의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전세 매물 부족 심화하면서, 갱신권을 소진한 임차인들이 수억원이 뛴 시장가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며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외곽 지역일수록 이중가격에 따른 체감 주거 불안이 클 수밖에 없어, 신축 단지의 첫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2026~2027년부터는 임대차 시장의 충격이 외곽에서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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