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논쟁, 경찰의 억울함과 과제 사이[기자수첩]

기사등록 2026/05/01 09:00:00

최종수정 2026/05/01 09:10:23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정부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마련에 착수하며 '검찰개혁 3라운드'에 돌입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로 하드웨어 개편은 일단락됐으나, 수사와 기소를 잇는 가장 민감한 연결고리인 '보완수사' 존폐를 두고 검·경의 신경전은 더 거세지고 있다.

문제는 이번 개혁이 간판만 바뀌는 데 그치는 것 아니냐는 현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책임은 경찰이 지는데 보완수사 국면의 주도권을 검찰이 계속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은 경찰서다. 피해자의 항의와 수사 지연에 대한 불만, 부실 수사라는 낙인을 감내하는 것도 대부분 경찰의 몫이다. 사건이 잘못되면 "경찰이 못했다"는 평가가 먼저 따라붙는다. 그런데 수사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검찰이 다시 개입한다. 경찰이 쌓은 기록을 재검토해 방향을 바꾸고, 경우에 따라 판단이 뒤집히기도 한다. 민원의 최전선은 경찰이 맡지만, 수사의 마지막 판단은 여전히 검찰이 쥐고 있다.

최근 검찰이 배포한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을 두고 현장 반응이 냉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직접 보완수사의 성과로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경찰 수사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함께 이뤄진 사건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이미 경찰이 혐의를 특정했거나 송치 이후 새로 발생한 사건까지 검찰 보완수사의 성과처럼 묶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지난해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고소·고발·진정 33만7373건 가운데 처리 완료된 23만6911건 중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로 경찰 의견이 바뀐 사건은 2198건, 1%에도 못 미쳤다. 재수사나 기소 필요성을 이유로 송치 의견으로 바뀐 사건은 455건, 전체의 0.17% 수준이었다. 오탈자 수정이나 기록 보완 같은 행정적 사안도 포함됐다. 이런 통계 앞에서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권을 국민 보호의 보루처럼 내세울 때 현장 수사관들이 허탈함을 느끼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경찰이 억울함만 내세울 처지도 아니다. 직접 보완수사권의 문제와 별개로 경찰 스스로 수사 완결성을 높이는 것은 당면 과제다. 수사권 조정 이후 접수 사건은 2020년 205만건에서 2024년 264만여건으로 28% 늘었지만 수사 인력은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완 요구를 제때 이행하지 못해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핑퐁 수사' 문제에서 경찰도 자유롭지 않다. "송치하면 검찰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면 책임수사를 말하기 어렵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은 살리되, 직접 사건에 뛰어들어 주도권을 쥐는 직접 보완수사권은 폐지 또는 제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법률 전문가로서 기소 쟁점을 짚어주는 것은 검사 본연의 역할이다. 실제로 현장 경찰 상당수도 구체적이고 정밀한 보완수사 요구는 수사 완결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검경이 각자의 역할 안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때 사건 처리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결국 책임수사의 완성은 책임을 지는 주체가 그에 맞는 결정권을 행사할 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은 공백으로 남는다. 이번 개혁이 이름만 바꾼 우회적 수사권 유지로 귀결된다면 그 책임은 입법과 설계에 있다. 동시에 경찰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권한을 요구하기에 앞서, 수사로 증명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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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논쟁, 경찰의 억울함과 과제 사이[기자수첩]

기사등록 2026/05/01 09:00:00 최초수정 2026/05/01 0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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