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지난달 29일 '문해력 특별위원회' 가동
독서 교육·글쓰기·어휘력 등 폭넓은 논의 예정
번번이 무산된 '한자 병기'…찬반 논쟁은 계속
현장 "어휘력에 도움" vs "정책 판단의 후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차정인(오른쪽) 국가교육위원장이 4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문해력 특별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서 특위 위원장으로 위촉된 김경회 국가교육위 상임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6.04.29.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21265995_web.jpg?rnd=20260429155405)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차정인(오른쪽) 국가교육위원장이 4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문해력 특별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서 특위 위원장으로 위촉된 김경회 국가교육위 상임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6.04.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지난달 29일 문해력 특별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면서 한자 교육과 교과서 한자 병기와 한자 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찬반이 팽팽히 맛서며 무산됐던 사안을 다시 검토하는 만큼, 문해력 특위가 어떤 방향의 결론을 내릴지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학생들의 어휘력 부족과 독해 능력 저하가 국가·사회적 과제로 부각되자, 지난달 국교위는 문해력 특위를 출범시켜 향후 6개월 간 문해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한다. 김경회 국교위 상임위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았고,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 등 총 16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독서 교육, 글쓰기, 어휘력 등을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자 교육이 공식 석상에서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해 12월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합동 업무보고 자리였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대인배', '저희나라' 등 잘못된 표현을 직접 짚었고, 이에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은 "한자를 배우지 않아서 그렇다. 그래서 대통령님 성함도 있을 재(在), 밝을 명(明)을 모른다"며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자 병용이나 병기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글 교육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한문까지 강제하면 큰 반발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천자문 정도만 익혀도 단어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사고력 향상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번번이 무산된 '한자 병기'…찬반 논쟁 계속
2014년에는 교육부가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발표하며 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했고, 이에 민족문제연구소·전국국어교사모임 등 전국 46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가 출범하는 등 교육 현장의 반발이 거셌다.
이듬해 9월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고시하면서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를 제외하고, 2016년 말까지 정책 연구를 통해 표기 방식을 결정하기로 했다.
2016년 12월 교육부는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기준'을 발표해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도덕·사회·수학·과학 교과서에 300자 이내의 한자를 학습 보조 방식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초등 5학년 과학 '태양계와 별' 단원의 '항성'을 '항성(恒星) : 항상[恒, 항상 항]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처럼 밑단이나 옆단에 풀어 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전국 교대 교수 196명이 "초등 교육에서 한글전용 원칙을 뒤집는 심각한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교육부는 2017년 12월 '교과용 도서 개발을 위한 편수자료' 수정본을 게시하면서 초등용 한자 300자를 제외해 병기 방침을 사실상 폐기했다.
이후에도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020년 한자 병기를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역시 임기 만료로 폐기되며 같은 수순을 밟았다.
충북은 한자교육 시행…"어휘력에 도움" vs "정책 판단의 후퇴"
실제 충북교육청의 경우 초·중학생의 어휘력과 문해력 향상을 위해 정규 교과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소리뜻 한자교육'을 시행 중이다.
경기 성남시의 한 학부모는 "한자를 알아야 단어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단어라도 맥락상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자 교육을 따로 시켰었다"며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 정도는 학교에서 가르치면 아이들이 어휘력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자 병기가 실질적인 문해력 개선 효과보다 학습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1학년 학생들에게 물어봤을 때 '고지식', '이지적' 등 표현을 아는 아이들은 한 반에 1~2명 정도"라면서도 "한자 병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대학 교재에서도 점차 사라진 한자를 초등 교과서에 도입하겠다는 발상은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학습 부담을 더하고, 학부모에게는 사교육비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며 "교과서 내 한자 병기라는 단일 처방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충분한 독서, 교사와의 대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낱말의 의미를 맥락 속에서 익히는 과정이 핵심이다. 문해력 저하는 독서 시간 감소, 평가 중심 수업, 디지털 환경 변화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라며 "그럼에도 실패로 결론 난 정책을 다시 꺼내 든 것은 정책 판단의 후퇴로 읽힌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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