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도 스펙 전쟁터…입대 컨설팅부터 '군수'까지

기사등록 2026/05/03 09:00:00

최종수정 2026/05/03 09:02:20

일과 후 3시간, 태블릿으로 인강…군대서 이어지는 수험생활

장병 대상 교육시장 확대…"군 환경 변화, 청년 인식 맞물려"

[증평=뉴시스] 강신욱 기자 =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군 복무가 단순한 의무를 넘어 하나의 스펙 관리 과정으로 인식되며, 입대 전 전략 설계와 복무 중 학업 병행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6월 7일 충북 증평 육군 37사단에서 열린 가족 동반 입영식에서 입영장정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5.03. ksw64@newsis.com
[증평=뉴시스] 강신욱 기자 =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군 복무가 단순한 의무를 넘어 하나의 스펙 관리 과정으로 인식되며, 입대 전 전략 설계와 복무 중 학업 병행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6월 7일 충북 증평 육군 37사단에서 열린 가족 동반 입영식에서 입영장정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5.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정혜원 인턴기자 =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군 복무가 단순한 의무를 넘어 하나의 스펙 관리 과정으로도 인식되며, 입대 전 전략 설계와 복무 중 학업 병행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군 생활과 동시에 수능을 준비하는 이른바 '군수(군대+N수)'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자격증, 어학시험 등 전역 이후를 대비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군 복무를 자기계발 과정의 일부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며 입대 전부터 군종과 보직, 특기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청년들은 육군 기술행정병 등 비교적 개인 시간이 확보되는 병과를 목표로 자격증 취득이나 점수 관리에 나선다. 조한영(가명·26)씨는 "육군 중에서도 기술행정병을 지원하기 위해 헌혈을 했고, PPT 자격증과 운전면허증으로 가산점을 쌓았다"고 했다.

이처럼 입대 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군 복무를 하나의 입시처럼 접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컨설팅도 등장했다.

군 입대 상담을 병행하는 변해영 주식회사 잡이언트 대표이사는 "군 입대 컨설팅만을 목적으로 한 수요는 많지 않지만 진로 상담 과정에서 함께 문의하곤 한다"며 "18개월을 허송세월로 보내기보다 자신의 주특기와 연계된 병과를 선택하면 군 경력이 자연스럽게 사회 경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공군 일반병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선발 방식이 추첨제로 바뀌면서 관련 입대 컨설팅 수요는 줄었다.

'일과 후 3시간, 태블릿으로 인강'…군대서 이어지는 수험생활

[임실=뉴시스] 김얼 기자 = 35사단 2026년 첫 입영 신병 수료식이 열린 지난 3월 18일 전북 임실군 육군 35사단 김범수관에서 장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5.03. pmkeul@newsis.com
[임실=뉴시스] 김얼 기자 = 35사단 2026년 첫 입영 신병 수료식이 열린 지난 3월 18일 전북 임실군 육군 35사단 김범수관에서 장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6.05.03. [email protected]

입대 이후에도 수능 공부를 이어가는 '군수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부대 내 태블릿 사용 허용, 개인정비 시간 확대 등으로 학습 환경이 과거보다는 개선된 영향이 크다.

박현성(가명·27)씨는 공군 복무 중 수능을 준비했다. 그는 "일과 후 오후 6시부터 9시30분까지 태블릿으로 인강을 들으며 공부했다"며 "짬이 날 때마다 메모지를 만들어 암기 내용을 외웠다"고 말했다. 그 결과 서울의 한 대학 전기정보공학과에 입학했고 입학 성적 우수로 장학금도 받았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군 복무 중 공인회계사(CPA) 시험을 준비하며 하루 2~3시간의 학습 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군대 내 학습 방법은 다양하다. 이경대(가명·23)씨는 "연등 시간이나 일과 후 시간을 활용해 주로 책으로 수능을 공부했다"며 "변리사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전우들도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병사들은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형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건은 부대마다 크게 다르다. 김하진(가명·26)씨는 "(군 시절) 경계근무 이후 5시간 정도 자유시간이 있어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일과 이후엔 부대 간부들이 엄청 뭐라고 하기는 했다"면서도 "강제로 가는 군대이기에, 군 복무기간을 어느 정도 경력 관리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장병 대상 교육시장 확대…"군 환경·청년 인식 변화 맞물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교육업계에서도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강의 할인이나 온라인 학습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자격증·공무원 교육업체는 군인을 대상으로 수강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입대 시기와 군종 선택, 휴가 활용법 등 이른바 '군수 전략'이 공유되며 하나의 정보 시장을 형성했다. 입대 전 학습 계획을 짜주는 컨설팅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제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는 사례도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군수 현상의 배경으로 군 복무 환경 변화와 청년들의 인식 변화를 동시에 꼽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군이 과거보다 개인 시간과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학습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된 데다, 청년들 역시 군 복무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높은 대학 진학률과 학력 중심 사회 구조 속에서 군 복무 중에도 (학업) 욕구가 이어지는 것"이라며 "(군에서) 과거보다 자기계발 기회를 배려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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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도 스펙 전쟁터…입대 컨설팅부터 '군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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