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민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30/NISI20260430_0002124777_web.jpg?rnd=20260430103038)
[서울=뉴시스] 박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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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어디에 있어도 존재감이 드러나는 '낭중지추(囊中之錐)'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네 살 무렵부터 카메라 앞에 섰던 박민하는 어느덧 스무 살 대학생이 됐다. 29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맑은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지만, 연기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눈빛만큼은 한층 단단해져 있었다. SBS '붕어빵' 속 귀여운 꼬마도, 영화 '감기'와 '공조'의 당찬 아역도 아닌, 자신의 이름 앞에 '배우'라는 두 글자를 또렷하게 새기고 싶은 청춘이었다.
현재 건국대학교 매체연기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박민하는 대학 생활의 낭만을 한껏 누리고 있다. 평범한 새내기들처럼 동기들과 어울리고, 다가오는 전주국제영화제에 맞춰 엠티(MT)를 겸해 전주로 떠날 생각에 설레어 했다.
학과장인 배우 유지태 교수와의 인연도 그에게는 든든한 자극이다. 입시 때부터 안고 있던 연기적 고민을 털어놓으면 "속 시원하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신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다만 유지태 교수의 수업을 듣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교수님 수업이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보다 뚫기 어려워요. 1학기에는 실패해서 2학기를 노리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흥미로운 점은 베테랑 아역배우 출신인 그가 대학 입학 후 카메라 앞보다 무대 뒤편을 먼저 택했다는 것이다. 현재 박민하는 선배들의 졸업 공연에서 연기가 아닌 스태프로 참여하고 있다. 평소 스태프의 작업 과정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영상팀 일을 맡으며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몸으로 익히는 중이다.
"항상 배우로만 현장에 있었잖아요. 영화나 드라마를 찍을 때마다 스태프분들이 어떻게 준비하시는지 궁금했어요. 작품을 만드는 구성원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어서 지금은 스태프 일과 연출을 더 배워보고 있어요."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 배우를 넘어, 작품의 전체 그림을 볼 줄 아는 영화인이 되겠다는 포부다. 박민하는 시나리오 작법과 영화사 수업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제가 직접 쓴 시나리오로 드라마를 만들고 그 작품에 출연도 해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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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새내기로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박민하의 일상은 사격장과 함께 흘렀다. 중학교 3년 내내 사격에 매진했고, 각종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사격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둔 시점, 그는 고심 끝에 총을 내려놓았다.
"사격에만 100% 몰두했어요. 그런데 막상 제 미래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오니 고민이 깊어지더라고요. '올림픽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모든 걸 걸었다가 혹시라도 실패했을 때,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었죠. 답은 '아니오'였어요. 하지만 연기는 달랐어요. 아무리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서 하고 싶은 게 연기였거든요."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만큼 포기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박민하는 울면서 사격을 그만둘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그래도 이제는 담담하다. 그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먼 미래에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배우였기에 사격은 좋은 추억과 신기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격장에서 익힌 집중력과 담대함은 배우 박민하에게 또 다른 무기가 됐다. "액션 역할이 들어오면 정말 잘할 자신 있다"는 그의 말처럼, 부드러운 얼굴 뒤에는 단단한 자신감도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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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대중의 시선 속에서 자란 만큼, 유명세의 그림자도 있었다. 악플이나 자극적인 기사에 상처받은 적도 적지 않았지만, 박민하는 피하기보다 단단해지는 쪽을 택했다.
"상처를 안 받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안 좋은 댓글을 보면 신경도 쓰이지만, 최대한 털어내고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결국은 제가 배우로서 더 열심히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찬민 딸'이라는 수식어도 그에게는 감사한 이름이자, 이제는 넘어야 할 과제다. 가족 예능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아버지 박찬민 전 SBS 아나운서는 지금도 발음과 발성을 조언해주는 든든한 존재다. 하지만 성인이 된 박민하가 가장 선명하게 새기고 싶은 이름은 따로 있다.
"아빠의 이름과 함께 불린 시간이 감사해요. 다만 이제는 '배우 박민하'로 불리고 싶어요. 제 이름 앞에 배우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최근 박민하는 본격적인 홀로서기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소속사 없이 활동 중인 그는 자신과 방향성이 맞는 새 둥지를 신중하게 찾고 있다. 연기자로서의 성장을 함께 고민해줄 곳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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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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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박민하는 '낭중지추(囊中之錐)'를 꺼냈다.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비중의 크기와 상관없이 존재감이 드러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뜻이다.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말이에요. 역할이 작더라도 시청자분들 머릿속에 확실하게 각인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 라인업에 제 이름이 있을 때 '박민하가 나오네, 재미있겠다'는 기대를 줄 수 있는, 그런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롤모델은 배우 장영남이다. 박민하는 영화 '공조' 시리즈에서 장영남과 모녀로 호흡을 맞춘 뒤 지금까지도 그를 "엄마"라고 부를 만큼 따르고 있다. 그는 "장영남 이모처럼 연기하는 게 꿈이에요. 작은 역할이어도 존재감이 확실한, 진짜 낭중지추 같은 배우세요"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박민하는 오후 3시 '월드 필름 히스토리' 강의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강의실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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