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소화율 격차 4.1배→6.5배 확대
핵심4구 '적체' vs 외곽 '소진'…시장 3분화
15억 대출벽에 막힌 수급…5월 정책이 분수령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권에 매물이 대거 쏟아졌지만, 대출 규제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외곽 지역과 한강벨트로 발길을 돌리면서 권역별 소화율 격차는 한 달 만에 6.5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물 흡수율은 ▲외곽지역 14개구(107.1%) ▲한강벨트 7개구(36.9%) ▲핵심 4구(16.6%)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외곽의 매물 소화 속도가 강남권 등 핵심 지역보다 6.45배가량 빠른 셈이다.
'매물 흡수율'은 당월 시장에 새로 나온 매물 대비 실제 거래가 체결된 비율을 뜻한다. 이 수치가 100%를 넘었다는 것은 신규 매물뿐만 아니라 기존에 쌓여있던 재고 물량까지 소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역별 소화율 격차는 지난 2월보다 더욱 심화됐다. 2월 당시 외곽지역(48.1%)과 핵심 4구(11.7%)의 격차는 4.1배 수준이었으나, 3월 들어 외곽지역의 흡수율이 100%를 돌파하며 6.5배까지 확대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3월 강남·서초·송파·용산구가 포함된 '핵심 4구'의 신규 매물은 3423건으로 외곽지역 14개구(1723건)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체결된 거래량은 외곽지역(1845건)이 핵심 4구(569건)를 3.2배 앞질렀다. 매도 물량은 강남권에 집중됐으나, 실제 시장에서의 소화력은 외곽이 훨씬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핵심 4구는 지난 1월 말 대비 매물이 38.2% 급증하며 재고 누적이 지속되는 '적체' 단계에 머물러 있다. 15억원 대출 벽과 실거주 의무에 막혀 쏟아지는 공급을 수요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대출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외곽지역 14개구는 같은 기간 매물 증가율은 6.4%에 그치며 시장 재고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소진 우위'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최근 3~4월 사이에는 강북구(-10.1%), 중랑구(-8.0%), 도봉구(-5.8%)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지대인 '한강벨트 7개구'(성동·마포·광진·영등포·동작·양천·강동) 역시 지난 1월 대비 매물이 47.2% 늘어났으나, 3월을 정점으로 매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규 매물이 활발히 거래로 이어지는 '흡수 진행' 단계로 해석된다. 한강벨트 내에서는 양천구(54.4%)와 영등포구(50.7%)가 매물 소화를 주도하며 서울 전체 자치구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정부의 매물 유도 정책이 외곽 지역에서는 수급 해소로 연결되고 있지만, 규제가 중첩된 강남권은 매물이 쌓이는 상태"라며 "오는 5월9일 이후 정부의 보유세 개편이나 추가 규제 시그널 여부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매물 소진에 박차를 가할지, 아니면 매물 회수 후 장기 보유로 선회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