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레이 '4만원 vs 1만원'…"동물보다 못한 소아 진료비"[인터뷰]

기사등록 2026/04/30 06:01:00

최종수정 2026/04/30 07:20:18

비급여·혼합진료 금지 성인 잣대로 안돼

아이 기준 건강보험 급여 기준 신설해야

소아청소년 의료 전담 부서 신설 요구

[서울=뉴시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 (사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 (사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영아 사망률 지표 경제협력기구(OECD) 최상위, 소아암 생존율 85%, 세계가 인정한 K-소아방역…"

국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지난 30~40년간 만들어 낸 성과다. 하지만, 지금은 소아청소년과는 전공의들이 꺼려하는 기피과가 됐다. 실제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662곳이 문을 닫았고 전공의 지원율도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뉴시스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최근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을 만나 소아 의료의 현실을 짚어봤다.

최 회장은 "아이들을 살려낼 소아혈액종양 세부전공 전문의의 대가 끊기고 있다"며 "한밤중 열이 39도까지 오른 아기가 갈 곳이 없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길거리에서 처치를 기다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붕괴되고 있는 소아 의료의 원인으로는 사법 리스크를 꼽았다. 최 회장은 "사법리스크는 가장 무거운 문제"라며 "소아 진료는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으로 불가항력적 변수가 크고 채혈 한 번에도 온몸으로 저항하고 같은 약, 같은 검사라도 체중 1~2㎏ 차이로 결과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동안 결과만 보고 의사를 형사처벌의 표적으로 삼아 왔다"며 "밤을 새워 최선을 다한 의사가 한 건의 나쁜 결과로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구조가 그대로 있는 한 어떤 수가 인상이나 신축 병원도 의사를 진료실에 붙잡아 두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비급여·급여 혼합진료 금지와 관리급여 도입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비중증 과잉 진료를 막겠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원·병원은 1세 미만 7000원, 6세 미만 3500원이라는 정책가산금만으로 저수가를 버티고 있는 곳"이라며 "성인 진료실 기준으로 설계된 혼합진료 통제를 소아진료에 적용하면 가까스로 균형을 맞추던 소아 1차·2차 의료기관의 마지막 숨통도 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인 잣대로 만든 고시, 성인 잣대로 적용되는 형사 책임, 이 두 사슬을 풀어 준다면 의사들은 다시 오로지 아이를 살리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 진료비가 동물 진료비보다 터무니 없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5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에 따르면, 반려동물 엑스레이(X-ray) 평균 비용은 약 4만6917원이다. CT(컴퓨터단층촬영)는 평균 60만원, MRI(자기공명영상)는 평균 72만원이다.

반면 사람 아기의 전신 엑스레이는 건강보험 상대가치점수표에서 142.38점으로 묶여 있다. 이 142.38점조차 심사 단계에서 빈번히 삭감된다. 이를 올해 기본 수가인 83.8원에 적용하면 1만1931원이다.

최 회장은 "사람 아기가 강아지 엑스레이 비용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며 "어느 쪽을 깎아내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 아기의 진료 가치를 적어도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호소"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성인과 완전히 분리된 소아 독립 건강보험 급여 기준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성인 기준 하나로 모든 환자를 심사한다"며 "성인을 위해 만든 고시를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하고 있고, 아이의 의학적 특수성이 반영된 별도의 잣대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또 국가와 지자체의 아동 건강권 보장 의무를 법에 명시하고, 소아 진료 수가 가산 및 재정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아지 엑스레이보다 못한 소아 수가 구조를 바꾸려면, 예산을 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먼저"라며 "국가가 책임진다는 선언이 법에 박혀야 기재부 협상 테이블에서 소아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과제의 실행을 담보할 행정조직으로서 보건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의료 전담 부서 신설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법이 통과되더라도 이를 일상적으로 집행하고, 기재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소아의 입장을 일관되게 관철할 상설 부서가 없으면 또다시 회의록만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우리 아이들이 응급실 뺑뺑이 없이, 아플 때 바로 소아의료기관을 방문해 바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안정적 소아의료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올바르지 못한 규제가 무엇이 있는지, 소아 의료를 살릴 올바른 정책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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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레이 '4만원 vs 1만원'…"동물보다 못한 소아 진료비"[인터뷰]

기사등록 2026/04/30 06:01:00 최초수정 2026/04/30 07: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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