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초연결 사회의 높은 피로도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여행 지도를 뒤바꾸고 있다.
그간 여행은 유명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한 ‘인증샷’ 중심의 소비적 행위였다. 하지만 이제 여행은 복잡한 자극에서 벗어나 자연의 리듬에 감각을 동화시키는, ‘정서적 재건’의 과정으로 진화 중이다.
실제 글로벌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5명 중 2명(40%)은 “자연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정적인 환경에서 시각과 청각의 과부하를 덜어내고, ‘관찰’과 ‘느림’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킹닷컴이 물리적 공간을 넘어 심리적 안식처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 6곳을 제안한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이주창 인턴 기자 = ’

부석사 운해 (사진=경북 영주시) *재판매 및 DB 금지
경북 영주시는 소백산 국립공원의 풍부한 산림 자원과 부석사, 소수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유산이 결합한 여행지다.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부석사는 신라 제30대 문무왕 재위기인 676년 의상대사가 화엄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창건한 화엄종찰이다.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 중 하나인 무량수전(국보)과 창건 당시 대사를 도운 선묘 낭자의 설화가 담긴 ‘부석’(뜬 돌)이 사찰 뒤편에 실존한다.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소수서원은 조선 제11대 중종 때인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고려 제25대 충렬왕 시기 원나라에서 주자학(성리학)을 도입한 안향을 배향하기 위해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 1550년 퇴계 이황의 요청으로 제13대 명종이 ‘소수’(紹修)라는 현판을 하사해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賜額書院)이 됐다.
최근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1600만 관객 몰이에 힘입어 순흥면 일대가 ‘충의(忠義)의 고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카인 조선 제6대 단종(1441~1457)의 복위를 도모하다 발각돼 순절한 삼촌 금성대군(1426~1457)과 그를 따르다 희생된 순흥 지역 선비들의 서사가 재조명된 결과다.
![[안동=뉴시스] 소수서원. (사진=경북도)](https://img1.newsis.com/2020/08/20/NISI20200820_0000585671_web.jpg?rnd=20200820152042)
[안동=뉴시스] 소수서원. (사진=경북도)
소백산(1439.5m) 일대의 완만한 산세와 잘 뻗은 숲길은 체력적인 부담 없이 자연의 깊숙한 곳으로 여행자를 인도한다.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느끼며 걷는 경험은 일상의 조급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감각이 열리고 마음은 차분해진다.
무엇보다 정상부인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경사도가 15도 미만인 완경사가 길게 이어지는 데다 강한 바람으로 수목 성장이 제한 시야가 탁 트여 있다. 덕분에 고령자나 초보 등산객도 고산 지대의 생태계를 안전하게 향유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이 빚어낸 완만한 능선은 산자락 끝에 자리한 사찰과 서원 등의 전통 건축으로 이어진다.

소백산 비로봉 정상 철쭉 군락지 (사진=경북 영주시) *재판매 및 DB 금지
수평적인 공간 구조는 단순한 형태미를 넘어 여행객에 심리적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현대 고층 빌딩이 45도 이상의 가파른 앙각(仰角)으로 시각적 위압감과 긴장을 유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통 건축의 처마 선과 담장은 앙각 15도 이내의 안정적인 시야를 형성한다. 시선이 낮아지면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해 뇌의 휴식 지표인 알파(α)파 활성도가 도심 대비 20% 이상 증가한다.
산부터 전통 건축까지 정적인 공간에서 머무르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삶의 태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된다. 바깥의 자극이 줄어들수록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또렷해진다.
어디에 묵으면 좋을까.
부킹닷컴은 영주시 풍기읍 죽령로 ‘소백산 풍기 온천 리조트’를 추천한다. 소백산 자락에 자리해 주요 탐방로인 ‘희방사 코스와의 접근성이 뛰어난 숙소다.
지하 800m에서 분출되는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에 함유된 불소와 유황 성분은 산행 후 근육에 쌓인 젖산을 분해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해 신체 피로를 해소하고 회복을 돕는다. 온전한 휴식으로 하루를 마감하기에 알맞다.

‘소백산 풍기 온천 리조트’. (사진=부킹닷컴)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