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장 시도했으면 괜찮다?… 경찰, 코인 사기 무혐의 논란

기사등록 2026/04/25 07:00:00

최종수정 2026/04/25 08:16:43

경찰, 코인 사기 사건 불송치…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없어

금융당국이 차단한 해외 거래소 상장이 '사업 의지' 근거

동일 피의자 두고 수사팀별 판단 갈려…형평성 지적

피해자들 항고…검찰, 재기수사 검토

코인 상장을 추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 의혹 사건이 무혐의 처분됐다. 피의자 주장을 확인할 강제수사 한번 없이 내려진 결론을 두고 피해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래픽]
코인 상장을 추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 의혹 사건이 무혐의 처분됐다. 피의자 주장을 확인할 강제수사 한번 없이 내려진 결론을 두고 피해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래픽]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코인 상장을 추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 의혹 사건이 무혐의 처분됐다. 피의자 주장을 확인할 강제수사 한번 없이 내려진 결론을 두고 피해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코인 상장을 내세워 투자금을 모은 뒤 편취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에 대해 지난해 8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역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 불송치 결정문 등에 따르면 피의자는 코인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모집하고, 약 두 달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들이 매매한 코인을 재매입해 원금을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된 시점까지 해당 코인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지 못했고, 투자금 반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피해자들 주장이다.

경찰은 피의자가 코인 백서를 제작하고,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 상장을 추진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범죄 고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상장 추진 여부나 투자금 사용처와 관련해 피의자 주장을 확인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송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상장 추진 상황 등을 확인하라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으나, 이 역시 거래소 측에 공문을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실질적인 상장 요건 충족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 진행 상황, 상장 실패의 객관적인 원인 등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사가 미흡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찰은 피의자가 실제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MEXC에 코인을 상장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을 무혐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해당 거래소는 2022년 금융당국이 미신고 해외 거래소로 지목한 곳으로, 업계에서는 상장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비교적 쉽게 상장이 가능한 곳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코인 사기 사건을 다수 경험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해외 거래소는 상장 절차 및 기준이 국내 거래소들과 차이가 있다"며 "일부 거래소는 '상장피(fee)'라는 비용을 내면 상장되는 경우도 있어 단순히 상장 이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의 실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MEXC 역시 해외 거래소로, 업계에서는 상장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피의자가 2022년 11월, 해당 코인이 연내에 빗썸, 코인원, 업비트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될 것이라며 상장이 지연되면 이듬해 1월 말까지 매매대금 전액을 환급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약속된 시점까지 상장은 물론 재매입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범행 구조는 국내 거래소가 경고한 사기 유형과 매우 유사해, 주목할 만하다. 빗썸은 지난 2021년 특정 시점을 정해 상장이 예정됐다거나 투자금 반환을 약속하는 경우는 대표적인 사기에 해당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일정이나 진행 상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코인의 상장 가능성이나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편취한 사안에 대해 사기죄를 폭넓게 인정한 법원 판례가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전문가들도 역시 이런 구조는 투자 사기 사건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피의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다른 투자자에게 2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사건에서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실도 확인됐다. 같은 사안을 두고 수사팀에 따라 판단이 엇갈리면서 수사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경찰 측 관계자는 "상장 의도와 환급 의지가 없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며 "실제로 상장을 진행하려고 거래소에 서류를 제출한 점, 계좌 내역을 확인한 결과 재매입 능력이 있었던 점 등을 파악해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 결과 증거관계가 유죄 판단을 내리기에는 모호했다"며 "증거가 명백하지 않으면 피의자의 이익에 따른다는 원칙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경찰과 검찰의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으며, 해당 사건은 현재 고등검찰청에서 재기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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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장 시도했으면 괜찮다?… 경찰, 코인 사기 무혐의 논란

기사등록 2026/04/25 07:00:00 최초수정 2026/04/25 08: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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