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응시자에 사적 연락한 면접위원…대법 "개보법 위반 아냐"

기사등록 2026/04/23 12:00:00

최종수정 2026/04/23 13:34:24

경찰서장 출신 면접위원, 응시자에게 사적 연락

1·2심, 개인정보보호법 양벌규정 적용해 벌금형

대법 "소방서,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적용 불가"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법인이 아닌 공공기관인 소방서를 상대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면접 응시자의 번호를 갖고 있다가 연락해 사적 부탁을 했던 소방서 면접위원에게 양벌규정을 적용해 벌금형을 선고한 하급심 판단을 파기한 것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는 모습. 2026.04.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법인이 아닌 공공기관인 소방서를 상대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면접 응시자의 번호를 갖고 있다가 연락해 사적 부탁을 했던 소방서 면접위원에게 양벌규정을 적용해 벌금형을 선고한 하급심 판단을 파기한 것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는 모습. 2026.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법인이 아닌 공공기관인 소방서를 상대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면접 응시자의 번호를 갖고 있다가 연락해 사적 부탁을 했던 소방서 면접위원에게 양벌규정을 적용해 벌금형을 선고한 하급심 판단을 파기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에 돌려 보내 다시 심리하게 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경찰서장(총경) 출신으로 지난 2023년 2월 경기 모 지역 소방서 공무직 채용 면접위원을 맡았는데, 이 때 알게 된 면접 응시자 개인정보인 전화번호를 목적 외 용도에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면접 8일 뒤인 같은 달 9일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면접이 인상적이었다. 유튜브를 제작해야 하는데 만나서 알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쟁점은 소방서 면접위원인 A씨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소방서의 '사용인'으로서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을 내릴 수 있는지 여부였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규정된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해 개인정보를 이용한 '개인정보처리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했다.

또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라도 범죄 행위자와 법인 등을 함께 벌할 수 있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개인정보 관리 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면서 업무를 다루는 대리인이나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을 함께 처벌할 수 있게 해 실효성을 높인 것이다.

1·2심은 소방서 면접위원 신분인 A씨가 양벌규정에서 말하는 범죄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4.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해당 소방서는 '중앙행정기관 및 그 소속 기관'으로서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있는 만큼, 그 소방서의 '사용인'이었던 A씨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양벌규정의 문구를 보다 엄격하게 해석해 상반된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은 "양벌규정에 의해 처벌되는 개인정보처리자로는 '법인 또는 개인'만 규정돼 있다"며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에 대해 해당 양벌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을 위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할 수는 없고, 그 경우 행위자(A씨) 역시 위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범죄·형벌은 법에 미리 정해져야 하고 법에 없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번 사건의 지역 소방서는 경기도지사 산하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소속 기관으로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해당 소방서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양벌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법인'인 개인정보처리자라고 볼 수 없고, 그 사용인인 A씨도 소방서와 마찬가지로 처벌 가능한 '행위자'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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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응시자에 사적 연락한 면접위원…대법 "개보법 위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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