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촌 적막 깨는 '정년 없는 일터'…도계 '따순밥'의 행복

기사등록 2026/04/22 16:20:42

최종수정 2026/04/22 17:38:25

8년째 이어지는 삼척 도계 '따순밥'에 담긴 정년 없는 열정

삼척노인 일자리 사업단이 운영하는 웰빙 한식부페 ‘따순밥 2호점’ 삼척시 도계읍 '따순밥 2호점' 앞에서 지난 21일 김선자 팀장과 동료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삼척노인 일자리 사업단이 운영하는 웰빙 한식부페 ‘따순밥 2호점’ 삼척시 도계읍 '따순밥 2호점' 앞에서 지난 21일 김선자 팀장과 동료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삼척=뉴시스]홍춘봉 기자 = 평균 연령 75세, 하지만 이곳에 '은퇴'라는 단어는 없다. 80대 어르신들이 직접 갓 지은 밥으로 이웃의 점심을 챙기는 강원 삼척시 도계읍의 '따순밥 2호점'이 폐광 이후 적막해진 마을을 지키는 정년 없는 행복 일터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석탄산업전환지역'이라는 생소한 이름표를 단 도계읍은 지난해 6월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은 이후 활기 넘치던 광업소 주변마저 썰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거리 한복판에서 묵묵히 따뜻한 정감을 전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단 '따순밥 2호점'만큼은 예외다.

이곳은 60~80대 어르신 18명(하루 9명 근무)이 함께 꾸려가는 그야말로 '정년 없는 행복 일터'다.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75세. 과거 의용소방대나 새마을운동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봉사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 이곳의 주인공이다.

82세의 나이에도 활기차게 카운터를 지키는 김선자 팀장을 비롯해 동료들 모두가 삭막해진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폐광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깊은 '어머니의 손맛'이다. 지난 21일 기준, 잡곡밥과 콩나물 북어국을 비롯해 어누리 야채 볶음, 두부조림, 닭볶음 등 무려 18가지의 정갈한 반찬이 상에 올랐다.

특히 삼척 토속 음식인 미역된장국이 나오는 날이면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물가 시대에 단돈 8000원으로 마주하는 푸짐한 밥상은 지역민들에게 단순한 식사 이상의 위로가 되고 있다.

최근 부식비 상승 등 운영상의 어려움도 따르지만, 삼척시와 강원도의 지원을 통해 어르신들의 소중한 일자리는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은 다시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되어 지역 복지의 선순환을 이끈다.
지난 21일 삼척시 도계읍 웰빙 한식부페 ‘따순밥 2호점’을 찾은 주민들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1일 삼척시 도계읍 웰빙 한식부페 ‘따순밥 2호점’을 찾은 주민들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식당 운영을 총괄하는 김선자 팀장은 "따순밥 2호점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8년째 어르신들에게는 사회 참여의 장을, 지역 주민들에게는 영양가 높은 정감을 제공하는 곳"이라며 "산업의 변화로 마을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지만, 밥과 반찬에 담긴 우리의 정성만큼은 변함없이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따순밥 2호점'은 몸이 불편하거나 바쁜 일로 식당을 찾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전화로 신청하면 9000원에 도시락을, 5000원에 정갈한 반찬을 직접 배달해 주며 지역 사회의 든든한 '밥심'이 되어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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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촌 적막 깨는 '정년 없는 일터'…도계 '따순밥'의 행복

기사등록 2026/04/22 16:20:42 최초수정 2026/04/22 1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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