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 지나 연대로…위로 멘 워너원 김재환, '지금 데리러 갈게'

기사등록 2026/04/22 07:00:00

전역 후 첫 디지털 싱글 발매 기념 인터뷰

[서울=뉴시스] 김재환.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환.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4.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자, 역설적으로 음악의 심연은 한층 더 깊어졌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메인보컬에서 록스타를 꿈꾸는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온 김재환은 치열했던 과거의 열기를 기꺼이 비워냈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담담한 위로를 채워 넣었다.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던 20대의 소년은 어느덧 타인의 아픔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청년으로 성장해 대중의 곁에 섰다.

군 복무라는 1년6개월의 공백은 그에게 단순한 시간의 멈춤이나 정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음악적 불순물을 걸러내는 고요한 여과기였다. 22일 오후 6시 전역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보이는 디지털 싱글 '지금 데리러 갈게'는 지치고 불안한 이들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록 발라드다. 화려한 기교나 전자음의 장막 뒤로 숨는 대신, 그는 어쿠스틱 기타 하나를 멘 채 리얼 세션의 질감 위로 진심을 전하는 투명한 방식을 택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보컬의 질감과 그 이면에 담긴 태도다. 워너원 시절 그의 목소리는 서바이벌이라는 혹독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야망, 그리고 젊음의 에너지가 날카롭게 응집된 소리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김재환은 불가피하게 힘이 잔뜩 들어간 창법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치열했던 삶의 태도가 목소리에 그대로 드러났던 것"이라며 과거의 뜨거움을 껴안았다.
[서울=뉴시스] 김재환.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환.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4.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의 그는 "무조건 잘 부르는 것을 뽐내기보다, 듣는 이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목소리"를 지향한다. 힘을 빼고 타인이 머물 수 있는 곁을 내어주는 것. 이는 단순한 가창 테크닉의 변화를 넘어, 음악을 대하는 윤리적 태도의 성숙을 의미한다.

아이돌 출신이 밴드 음악을 한다는 것, 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궤도의 이탈감은 팬들이 보내온 무언의 지지로 온전히 해소됐다. 솔로 활동 중 발라드와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때마다 팬들은 그에게 기타를 선물했다. '기타 치는 김재환을 보고 싶다'는 묵언의 정언명령과도 같았다. 자신이 가장 다루기 편안해하는 기타가 가진 "가장 몽글몽글한 따뜻함"은, 그가 이번 앨범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위로'라는 키워드와 정확히 맞닿아 공명한다.

그가 바라보는 음악적 지향점의 끝에는 한국 포크의 전설 고(故) 김광석이 자리하고 있다. 포크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드러낸 그는, 아직 밴드 신에서는 루키에 불과하다며 섣부른 오만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김광석 트리뷰트 앨범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는 무게감을 지닌 후배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위대한 유산을 계승한다는 것은 단순히 선배의 소리와 창법을 모사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비애를 견디며 대중을 향해 노래했던 그 깊고 쓸쓸한 태도를 잇겠다는 굳은 다짐에 가깝다. 차기작에선 제대로 된 포크 음악을 다루고 싶다는 마음도 더했다.

새로운 행보의 한가운데서도 자신의 뿌리인 워너원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워너원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그는, 과거의 영광을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최근 화제가 된 멤버들과의 재결합 논의에 대해서도, 그것이 가져올 화제성이나 상업적 이익 이전에 "다 같이 춤추고 노래하는 무대" 자체에 대한 순수한 열망임을 분명히 했다. 과거 자신의 파트 한 줄에 욕심내던 20대 초반의 서바이벌 뜨거움과 작별한 그는, 이제 기꺼이 무대 위에서 동료에게 곁을 내어주고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여유를 갖췄다.
[서울=뉴시스] 김재환.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환.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4.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결과와 성적에 연연하며 자신을 가혹하게 다그치던 시절을 지나, 그는 이제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행복'을 묻고 답한다. 흥미로운 점은 정신적인 여유를 찾은 것과 대조적으로, 육체는 극도로 단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일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10㎞ 러닝, 엄격한 닭가슴살 식단으로 자신을 혹사시키면서도, 그는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가장 압도적이면서도 편안한 에너지를 건네고자 한다. 육체적 고통과 인내는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기고, 타인에게는 오직 따뜻하게 정제된 결과물만을 쥐여주려는 치열한 이타적 자기 관리다.

"짧게 피어오르는 불꽃같은 순간일지라도, 가장 뜨겁게 빛나는 위로의 순간을 그리고 싶다"는 그의 다짐은 이번 싱글의 본질을 꿰뚫는다. 김재환은 이제 무대 위에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투쟁의 노래가 아닌, 누군가의 지친 일상 곁에 조용히 머물기 위한 연대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아픔들이 내 것이면 좋을 텐데 난 / 말해줄래 어디 있든 간에 / 지금 데리러 갈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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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 지나 연대로…위로 멘 워너원 김재환, '지금 데리러 갈게'

기사등록 2026/04/22 0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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