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당선인, 우크라 'EU 대출·조기 가입' 거래설에 "그길 안 돼"
젤렌스키, 4월말 이내 운영 재개…EU "22일 이전 재개 가능성"
EU 이사회 의장국, 대사 회의에 우크라 대출 승인 안건 상정
![[부다페스트=AP/뉴시스] 헝가리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페테르 머저르 티서당 대표가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터마시 슈요크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취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04.21](https://img1.newsis.com/2026/04/15/NISI20260415_0001181780_web.jpg?rnd=20260415191054)
[부다페스트=AP/뉴시스] 헝가리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페테르 머저르 티서당 대표가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터마시 슈요크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취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04.21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산 원유를 헝가리 등으로 수송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유로뉴스와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머저르 당선인은 이날 부다페스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가 드루즈바 송유관 재가동을 EU 대출·조기 가입과 거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젤렌스키 대통령)는 그 길로 가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내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사안이 게임이 아니다'는 것"이라며 "만약 드루즈바 송유관이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상태라면 약속된 대로 재개방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에도 송유관에 원유를 공급할 것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그 길로 가지 말라고 권고하고 싶다. 헝가리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해결된 합의를 다시 뒤집는 것은 유럽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머저르 당선인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수일 내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 재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조짐이 있다고도 밝혔다.
EU는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이 재개되면 22일 EU 상주대표부 대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900억 유로 규모 대출을 승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이 복수의 EU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U 이사회 의장국인 키프로스는 대사 회의에 900억 유로 대출 승인 안건을 상정했다. 우크라이나 대출 등을 위해서는 27개 EU 회원국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복수의 EU 외교관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달말까지 드루즈바 송유관이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22일 이전에 원유 공급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원유 공급이 재개된다면 헝가리가 거부권을 철회하고 대출 안건이 승인될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 유럽은 우크라이나 대출이 이번주 승인되면 EU 집행위원회 기술적 점검을 거쳐 다음달 우크라이나에 자금이 지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 "우리는 드루즈바 송유관이 이달말까지 수리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완전히는 아니지만 가동될 수 있을 정도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이 EU 회원국들, 특히 우리에게 중요한 특정 결정들을 차단해 온 헝가리의 약속들과 맞물려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EU 정상들은 EU 미집행 예산을 담보로 2026~2027년 모두 900억 유로(약 156조4600억원)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전쟁 재원으로 무이자 대출해주기로 지난해 12월 합의했다. 머저르 당선인에게 패배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도 대출 이자와 상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조건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지난 1월27일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정치적인 이유로 드루즈바 송유관 정상 가동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고 헝가리는 지난 2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대출과 러시아 신규 제재 패키지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르반 총리는 EU 정상들의 거부권 철회 요청에도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이 재개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대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버텨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자국내 관로가 파손됐다며 운영 중단을 정당화했고 헝가리와 EU 집행위원회 등의 복구 요청은 '사실상 대러 제재 완화'라며 거부했다. 다만 내륙국인 헝가리는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예외 국가다.
한편, 머저르 당선인은 전임자인 오르반 내각이 지난해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 절차를 시작한 것에 대해 "헝가리를 ICC 체제 내에 유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범죄 혐의로 ICC에 의해 수배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서는 "국제 영장 대상자가 헝가리에 들어온다면 구금돼야만 한다"며 "모든 국가와 정부 수반들은 법적 요구 사항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가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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