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종묘 앞 개발 막자는 것 아냐…태릉처럼 상생 해법 찾자"

기사등록 2026/04/21 09:00:00

HIA, 개발 규제 아닌 보존-개발 접점 찾는 장치

태릉처럼 조기 협의 땐 갈등 줄이고 사업 속도

세운4구역 합의, 세계유산권역 개발 기준점 기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이수지 기자 =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을 놓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간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HIA)가 개발을 늦추는 규제가 아니라 보존과 개발의 '균형점'을 찾는 제도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기 협의를 통해 갈등을 줄이면 사업 속도를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허 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종묘 앞 개발을 무조건 막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HIA는 오히려 상생을 위한 고민에서 나온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릉'을 협의 모델로 제시했다. 설계 초기부터 HIA를 진행하면 주요 쟁점을 미리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LH가 시행하는 '태릉CC주택개발'사업은 현재 HIA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와 LH는 올해 3분기 안에 관련 안건을 상정한 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발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돌이 장기화하면 결국 사업도 늦어지고 주민 부담도 커질 수 있어요. 초기에 기준을 세우고 협의하면 개발과 보존을 함께 갈 수 있는데 말이죠. 따라서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막는 장치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갈등 비용을 줄이는 제도인 겁니다."

허 청장은 종묘 앞 개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물밑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먼저 연락해 세 차례 비공식 회동을 갖고 접점을 모색하기도 했다. 유네스코가 요구한 회신 시한(3월 31일)도 국가유산청이 일단 서울시와 원만한 협의를 위해 세계유산센터 측에 시한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협의가 끝내 불발되고 세계유산 가치 훼손 우려가 커질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 청장이 세운4구역 합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운4구역 논의가 종묘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 세계유산 주변 개발 전반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다. 

그는 "세운4구역 합의가 이뤄지면 '서로의 슬기로운 모범'이 될 수 있다"며 "'한양의 수도 성곽'은 내년 등재 검토를 앞두고 있는데, 이곳 역시 HIA 때문에 재개발에 영향받지 않게 하려 세운 4지구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유산청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유산청이 개발을 규제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향후 개발도 막으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HIA를 이야기하니까, 마치 국가가 국민과 시민들을 압박한다고 하는데, 저는 HIA를 받으면 1년 내 모든 걸 끝낼 수 있다고 봅니다. 진정성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안 좋은 말 듣더라도 기준을 이번에 세우고 가면 훨씬 다음에 재개발하는 사람한테는 유리할 거라고 봅니다."

허 청장은 이 같은 취지에서 세계유산 주변 경관 관리 기준 마련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사업마다 갈등을 반복하기보다 사전에 예측할 수 있 기준을 제시해 개발과 보존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다.

허 청장은 종묘 갈등 역시 단순한 개발 찬반이 아니라, 도시가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고 봤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주민들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의식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결국 문화의식입니다. 미래 후손에게 물려줄 가치가 돈인지, 아니면 세계유산인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자식들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종묘 인근 재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외대문에서 바라본 세운4구역 일대에 대형풍선이 떠 있다. 이 대형풍선은 종묘 앞 개발시 높이와 조망 시뮬레이션 위해 서울시에서 설치했다. 2025.12.2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종묘 인근 재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외대문에서 바라본 세운4구역 일대에 대형풍선이 떠 있다. 이 대형풍선은 종묘 앞 개발시 높이와 조망 시뮬레이션 위해 서울시에서 설치했다. 2025.12.2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허민 "종묘 앞 개발 막자는 것 아냐…태릉처럼 상생 해법 찾자"

기사등록 2026/04/21 09: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