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육소룡’ 가운데 첫 IPO

중국 공간지능 췬허과기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공간지능 서비스 기업 췬허과기(群核科技 Manycore Tech)가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첫 거래일 주가가 140% 넘게 급등했다. 동사는 ‘항저우 육소룡(杭州六小龍)’으로 불리는 유망 스타트업들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홍콩경제일보와 문회보, 경제통, 재신쾌보는 18일 췬허과기가 전날 메인보드에 상장한 첫날 거래 초반 주가가 급등해 한때 190%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췬허과기는 공모가 대비 144.09%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16억2200만 홍콩달러(약 5조9263억원)에 달했다.
이번 IPO에서 공모가는 밴드 상단인 7.62홍콩달러로 결정됐다. 총 1억6060만 주를 발행해 약 12억2400만 홍콩달러를 조달했다.
투자 수요는 매우 강했다. 홍콩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1590배를 넘었으며 상장 전 장외거래에서도 주가가 160% 이상 오르며 흥행을 예고했다.
췬허과기는 황샤오황(黃曉煌), 천항(陳航), 주하오(朱皓) 등 실리콘밸리 출신 엔지니어 3명이 공동 창업했다.
황샤오황 회장은 엔비디아에서 CUDA 프레임워크 개발에 참여했고 천항 최고경영자(CEO)와 주하오 최고기술책임자(CTO) 경우 각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들은 2011년 귀국해 창업했으며 2013년 핵심 제품 ‘쿠자러(酷家樂)’를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은 ‘10초 내 설계 이미지 생성’이라는 높은 렌더링 효율을 앞세워 인테리어 설계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200여개 국가와 지역에서 사용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간 설계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번 조달 자금은 해외 시장 확대, 기존 제품 기능 강화, 신제품 개발, 핵심 기술 및 인프라 투자, 마케팅 강화, 운전자금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홍콩 증시 상장으로 초기 투자자들도 큰 수익을 거뒀다. IDG 캐피털, GGV 캐피털, 순웨이 캐피털, 가오링 캐피털, 테마섹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2013년 A라운드에서 참여한 IDG 캐피털은 주당 약 0.078홍콩달러에 투자해 공모가 기준 260배 이상의 평가 수익을 기록했다. 레이쥔(雷軍)이 이끄는 순웨이 캐피털 역시 6배 넘는 평가익을 얻었다.
창업자 지분은 황샤오황 15.46%, 천항 11.04%, 주하오 4.22%로 상장 이후 개인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다만 췬허과기의 재무 지표는 성장 둔화와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매출은 2023년 6억6400만 위안에서 2025년 8억2000만 위안으로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둔화됐다.
순손실은 점차 축소됐고 조정 기준으로는 202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총이익률은 80% 이상을 유지했다.
수익 구조는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 의존도가 매우 높다. 2025년 기준 해당 비중은 96.9%에 달하며 대부분이 ‘쿠자러’에서 발생한다. 반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공간지능 사업 비중은 3.1%에 그쳐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고객군은 인테리어와 부동산 관련 산업에 집중돼 있어 경기 둔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기업 고객 유지율은 2023년 87.4%에서 2025년 79.8%로 하락했고 개인 이용자 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연구개발과 마케팅 비용 부담도 크다. 마케팅 비용 비중은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영업현금흐름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 말 기준 총부채는 47억3500만 위안, 총자산은 5억5100만 위안으로 재무 구조 부담이 존재한다.
췬허과기는 ‘공간지능’과 인공지능을 미래 성장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간 편집 도구와 데이터, 대규모 모델을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3억6000만 개가 넘는 3차원 모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로봇 등 실세계 인식 기술에 활용하는 ‘스페이셜버스(SpatialVerse)’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이미 일부 로봇 기업 등 16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췬허과기가 단순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공간지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한다. 다만 신사업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같은 날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미지센서 기업 창광천신(長光辰芯)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창광천신은 70홍콩달러로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75% 이상 상승했다.
홍콩은 최근 중국 기술기업의 해외 진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췬허과기 공동창업자 주하오는 홍콩을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국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