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딥 퍼플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 현장
"하드록은 결코 늙지 않는다"
![[코펜하겐=AP/뉴시스] 딥 퍼플 이언 길런(Ian Gillian)](https://img1.newsis.com/2023/06/10/NISI20230610_0000265855_web.jpg?rnd=20230610231017)
[코펜하겐=AP/뉴시스] 딥 퍼플 이언 길런(Ian Gillian)
[인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은빛 만년설을 닮은 성성한 백발이 비결이 아닐까 싶다. 녹슬지 않은 그 연주력과 지치지 않는 열정의 비결 말이다. 하드록의 노병은 단지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코 시들지 않음을 증명한 밤이었다.
18일 오후 7시 10도 안팎의 다소 쌀쌀한 날씨 속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 16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딥 퍼플(Deep Purple·딥퍼플)'의 무대는 시간이 육체를 휘감을지언정 영혼의 록 스피릿은 앗아갈 수 없음을 보여준 미학적 경지였다.
포문은 록의 클래식 '하이웨이 스타(Highway Star)'가 열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이언 길런(81)은 고령이 무색하게 파워풀한 질주를 시작했다. 이어진 '어 빗 온 더 사이드(A Bit on the Side)'와 '하드 러빈 맨(Hard Lovin' Man)'에서도 기교보다는 정직하고 묵직한 돌직구 사운드가 몰아쳤다. 무대 위 작은 징을 치며 호응을 이끌어내는 퍼포먼스마저 노장의 여유가 흘렀다. '인투 더 파이어(Into the Fire)'에 이르러서는 전성기의 초고음은 아닐지언정 결코 꺼지지 않는 단단한 보컬의 정수를 과시했다.
수차례 멤버 교체 끝에 이번 편성의 평균 나이는 73.2세. 40대 기타리스트 사이먼 맥브라이드(48)를 제외하면 이언 길런, 베이스 로저 글로버(81), 드럼 이언 페이스(78), 키보드 돈 에어리(78) 등 클래식 멤버 4인의 평균 나이는 무려 79.5세에 달한다. 그럼에도 딥 퍼플 특유의 블루지하고 거친 사운드는 완벽하게 건재했다. 평생 악기만 다룬 장인들의 안정된 기교가 무엇인지 증명했다.
'언커먼 맨(Uncommon Man)'에서는 길런의 퍼포먼스가 빛을 발했다. 그는 결코 흔한 남성(Uncommon Man)이 아니었다. 추운 날씨 속 웜업을 하듯 '레이지 소드(Lazy Sod)'와 컨트리풍 잼이 가미된 '레이지(Lazy)'가 유려하게 이어졌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키보디스트 에어리의 솔로였다. 2010년 16년 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내한공연 당시 '아리랑' 연주로 환호를 이끌었던 그는, 이번에도 신시사이저의 유연함으로 객석을 쥐락펴락했다.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 등으로 판타스틱한 전개를 펼치던 중 압권이 터져 나왔다. 바로 '애국가' 변주였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멜로디가 울려 퍼지자 수천 명의 관객이 떼창으로 화답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웬 어 블라인드 맨 크라이즈(When a Blind Man Cries)'에서는 짙은 블루스 사운드 위로 관객들의 스마트폰 플래시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길런은 음을 길게 끌며 영혼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소리를 토해냈고, 호흡조차 달리지 않는 관록을 뽐냈다. '아냐(Anya)'와 '블리딩 오비어스(Bleeding Obvious)'를 거쳐 로큰롤 명곡 '스페이스 트럭킨(Space Truckin')'에 다다르자 거친 에너지는 최고조에 달했다.
18일 오후 7시 10도 안팎의 다소 쌀쌀한 날씨 속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 16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딥 퍼플(Deep Purple·딥퍼플)'의 무대는 시간이 육체를 휘감을지언정 영혼의 록 스피릿은 앗아갈 수 없음을 보여준 미학적 경지였다.
포문은 록의 클래식 '하이웨이 스타(Highway Star)'가 열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이언 길런(81)은 고령이 무색하게 파워풀한 질주를 시작했다. 이어진 '어 빗 온 더 사이드(A Bit on the Side)'와 '하드 러빈 맨(Hard Lovin' Man)'에서도 기교보다는 정직하고 묵직한 돌직구 사운드가 몰아쳤다. 무대 위 작은 징을 치며 호응을 이끌어내는 퍼포먼스마저 노장의 여유가 흘렀다. '인투 더 파이어(Into the Fire)'에 이르러서는 전성기의 초고음은 아닐지언정 결코 꺼지지 않는 단단한 보컬의 정수를 과시했다.
수차례 멤버 교체 끝에 이번 편성의 평균 나이는 73.2세. 40대 기타리스트 사이먼 맥브라이드(48)를 제외하면 이언 길런, 베이스 로저 글로버(81), 드럼 이언 페이스(78), 키보드 돈 에어리(78) 등 클래식 멤버 4인의 평균 나이는 무려 79.5세에 달한다. 그럼에도 딥 퍼플 특유의 블루지하고 거친 사운드는 완벽하게 건재했다. 평생 악기만 다룬 장인들의 안정된 기교가 무엇인지 증명했다.
'언커먼 맨(Uncommon Man)'에서는 길런의 퍼포먼스가 빛을 발했다. 그는 결코 흔한 남성(Uncommon Man)이 아니었다. 추운 날씨 속 웜업을 하듯 '레이지 소드(Lazy Sod)'와 컨트리풍 잼이 가미된 '레이지(Lazy)'가 유려하게 이어졌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키보디스트 에어리의 솔로였다. 2010년 16년 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내한공연 당시 '아리랑' 연주로 환호를 이끌었던 그는, 이번에도 신시사이저의 유연함으로 객석을 쥐락펴락했다.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 등으로 판타스틱한 전개를 펼치던 중 압권이 터져 나왔다. 바로 '애국가' 변주였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멜로디가 울려 퍼지자 수천 명의 관객이 떼창으로 화답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웬 어 블라인드 맨 크라이즈(When a Blind Man Cries)'에서는 짙은 블루스 사운드 위로 관객들의 스마트폰 플래시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길런은 음을 길게 끌며 영혼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소리를 토해냈고, 호흡조차 달리지 않는 관록을 뽐냈다. '아냐(Anya)'와 '블리딩 오비어스(Bleeding Obvious)'를 거쳐 로큰롤 명곡 '스페이스 트럭킨(Space Truckin')'에 다다르자 거친 에너지는 최고조에 달했다.
![[몽트뢰=AP/뉴시스] 딥 퍼플 드럼 이언 페이스, 이언 길런](https://img1.newsis.com/2024/07/09/NISI20240709_0001251198_web.jpg?rnd=20240709195002)
[몽트뢰=AP/뉴시스] 딥 퍼플 드럼 이언 페이스, 이언 길런
노장들의 유머 감각과 동료애도 무대를 따뜻하게 덥혔다. 길런은 영국의 도량형과 캠핑 장비의 '텐션 로드(tension rods)'를 언급하며 "텐션. 아, 그 텐션. 아니, 텐션, 텐션. 어텐션(attention·주목)하지 마세요"라는 언어유희로 낭만적인 위트를 던졌다. 또한 2012년 작고한 전설적인 키보디스트 '존 로드(Jon Lord)'를 기리며 우리가 늘 사랑하는 당신에게 축복을"이라고 먹먹한 추모를 전했다.
화룡점정은 역시 전 세계 기타리스트들의 첫 번째 교본인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였다. 도입부의 압도적인 리프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전주부터 입으로 따라 부르며 엄청난 떼창의 장관을 이뤄냈다.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에서는 '기네시스(Guinnesis)', '허시(Hush)', '블랙 나이트(Black Night)'까지 내달리며 딥 퍼플을 연호하는 관객들과 하나가 되었다.
1995년 첫 내한부터 폭우 쏟아진 1999년 트라이포트 페스티벌, 2004년, 그리고 2010년 올림픽홀 공연에 이은 다섯 번째 내한. 9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기타와 키보드 솔로곡을 제외하고도 15곡이 쉴 새 없이 연주됐고, 단 한 곡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 꽉 찬 완성도를 보여줬다. 기술적으로도, 보컬의 역량으로도 그들은 전혀 늙지 않았다. 은발의 록스타들이 토해낸 소리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박제가 아니었다. 딥 퍼플은 여전히, 16년 전보다 더욱 뜨겁게 용암처럼 살아 숨 쉬고 있다.
바다 냄새가 풍기는, 탁 트인 야외 무대에 수천 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객석은 중장년 남성들이 주를 이뤘지만,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 티셔츠를 챙겨 입은 젊은 청년들과 2030 여성 관객들도 꽤 눈에 띄며 세대를 관통하는 딥 퍼플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도 보였고 공연 전까지 잔디에 드러 누워있는 이들도 있어 작은 야외 페스티벌 같기도 했다. 실제 5월 말 같은 장소에선 '아시안 팝 페스티벌(아팝페) 2026'이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화룡점정은 역시 전 세계 기타리스트들의 첫 번째 교본인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였다. 도입부의 압도적인 리프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전주부터 입으로 따라 부르며 엄청난 떼창의 장관을 이뤄냈다.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에서는 '기네시스(Guinnesis)', '허시(Hush)', '블랙 나이트(Black Night)'까지 내달리며 딥 퍼플을 연호하는 관객들과 하나가 되었다.
1995년 첫 내한부터 폭우 쏟아진 1999년 트라이포트 페스티벌, 2004년, 그리고 2010년 올림픽홀 공연에 이은 다섯 번째 내한. 9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기타와 키보드 솔로곡을 제외하고도 15곡이 쉴 새 없이 연주됐고, 단 한 곡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 꽉 찬 완성도를 보여줬다. 기술적으로도, 보컬의 역량으로도 그들은 전혀 늙지 않았다. 은발의 록스타들이 토해낸 소리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박제가 아니었다. 딥 퍼플은 여전히, 16년 전보다 더욱 뜨겁게 용암처럼 살아 숨 쉬고 있다.
바다 냄새가 풍기는, 탁 트인 야외 무대에 수천 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객석은 중장년 남성들이 주를 이뤘지만,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 티셔츠를 챙겨 입은 젊은 청년들과 2030 여성 관객들도 꽤 눈에 띄며 세대를 관통하는 딥 퍼플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도 보였고 공연 전까지 잔디에 드러 누워있는 이들도 있어 작은 야외 페스티벌 같기도 했다. 실제 5월 말 같은 장소에선 '아시안 팝 페스티벌(아팝페) 2026'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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