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딜레마①] '반도체 투톱 치킨게임'이 쏘아올린 파업 리스크

기사등록 2026/04/18 06:00:00

최종수정 2026/04/18 06:27:15

교섭 중단·재개 반복…결국 총파업 수순

성과급 지급 기준 제도화가 최대 쟁점

노조는 파업 준비…삼성은 가처분 신청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깃발 모습. 2026.03.0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깃발 모습. 2026.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삼성전자가 노조와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강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6년도 임금협상을 두고 수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며 요구 조건을 높였다.

결국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한 후 '5월 총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위법한 쟁의행위로부터 경영상 중대한 손실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해야 한다"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교섭 중단·재개 반복…결국 총파업 수순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임금인상과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는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을 두고 이견을 표출했다.

노조는 OPI 상한 폐지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OPI 50% 상한을 유지하는 대신, 재원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방안을 내놨다.

노조는 결국 교섭 결렬을 선언한 후 합법적 쟁의권 확보를 위해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쟁의행위 결의'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93.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5월 총파업'을 결정했다.

총파업 현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노조와 미팅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노조와 만나 교섭 재개 의사를 밝혔고, 이후 노조가 제시한 교섭 전제 조건까지 수용하면서 노사는 다시 임금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OPI 제도화가 협상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 노조는 교섭 재개 사흘 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지방노동위원회에 사측의 불성실 교섭과 관련한 판단을 받기로 했다.

그동안 노사간 임금협상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던 삼성전자는 또다시 교섭이 결렬되자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제안에도 교섭이 중단돼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가 되면 경쟁사 기준보다 성과급 재원을 더 사용해서라도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1위 달성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의 대우를 보장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러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5억4000만원에 달한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4.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4.17. [email protected]
또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도 OPI 50% 외에 추가로 경영 성과 개선 시 25%를 포함한 성과급 최대 75%를 지급할 것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OPI 제도의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넘는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요구했다. 역대급 실적이 발표되자 요구 조건을 더 높인 것이다.

노조가 약 45조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한 배경에는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에 대한 위기의식과 '성과급 경쟁'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수년간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상 수준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경쟁적으로 상향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 격차가 경쟁사와 벌어지면 인력 유출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무한정 수용하면 비용 구조가 경쟁력을 잠식할 수 있다"며 "성과급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 준비…삼성은 "총파업 막아달라" 가처분 신청

노조는 오는 23일 열리는 평택 결의대회를 위한 실무 준비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동행노조)가 꾸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오는 23일 오후 1시부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공투본 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4·23 집회에는 3만~4만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총파업도 그 연장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이 총파업을 앞두고 수사 의뢰와 고소,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사법부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법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한 '위법한 쟁의행위'로부터 경영상 중대한 손실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폭력과 협박에 의한 쟁의 계획은 없으며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겠다"며 "사측이 주장하는 시설 유지 인력 등도 단체협약에 근거해 법적 테두리 안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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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딜레마①] '반도체 투톱 치킨게임'이 쏘아올린 파업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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